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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더이상 낯설지 않은 외국인노동자

2023-12-01 19:05

조회수 :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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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의 일입니다. 한 오락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에서 개그맨 정철규 씨가 외국인 노동자 분장을 하고 나와 "사장님 나빠요"란 유행어로 주말 밤을 사로잡았습니다.
 
예능에선 너도 나도 정씨의 유행어를 따라하기 바빴고 정씨의 부캐릭터인 '블랑카'의 인기도 고공행진 했지요. 
 
당시에는 그저 재미있는 코너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찾아보니 예전처럼 마냥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답답함과 화가 밀려왔습니다. 
 
해당 코너의 이야기들은 정씨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짜였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사장님들은 정말 나빴습니다. 임금을 며칠 늦게 주는 것은 일쑤인데다 사람이 다치더라도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은 이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십수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외국인 노동자들은 아직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합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장인물 '알리'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부당한 환경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을 말이죠.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과 그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외국인력 유도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외국인력 도입은 제조업 등 빈일자리 뿐 아니라 가사근로자와 같은 생활밀착형 직군에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곤두박질 치는 출생율과 빈 일자리 등 산적한 노동 현안 때문이겠지요. 전문가들도 외국인력 도입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장님 나쁘다'고 말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수십년째 없어지지 않고 있다면, 그들을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갖춰야 할 것입니다.
 
김연아, 손흥민 등 천재 운동선수들과 K팝 아이돌들이 국위선양을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안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간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더이상 낯설지 않은 이웃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안전망부터 공고히 해야 합니다. 
 
사진은 감귤을 수확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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