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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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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태풍에 밥상 물가 '초비상'

한 달 새 장마·폭염·태풍 잇따라…주요 농산물 가격 급등

2023-08-16 06:00

조회수 : 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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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고은하 기자] 최근 한 달간 장마, 폭염, 태풍까지 쉴 새 없이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국에 걸친 농작물 침수와 낙과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이에 따른 물가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죠.
 
이미 식당에서 상추를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 됐습니다. 또 지난 한 달 새 배춧값은 무려 2.6배나 치솟았는데요.
 
문제는 단기간 먹거리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인 추석 연휴까지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이 같은 물가 불안이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입니다.
 
배추 160.7%·무 127.3%↑…지표 물가 괴리 커져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태풍 '카눈'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농작물 재배지는 1565.4헥타르(㏊)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무려 5.4배에 달합니다.
 
이중 침수 및 소금기가 있는 해풍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952.8㏊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주요 채소 및 과일 가격은 이미 급등하는 상황입니다. 이달 11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0㎏이 2만5760원으로 1개월 전 9880원 대비 160.7%나 급등했습니다. 이는 1년 전 1만9096원과 비교해도 34.9% 비쌉니다.
 
같은 기간 무 도매가격은 20㎏에 2만9320원으로 1개월 전(1만2900원)과 비교해 127.3% 올랐고, 대파 도매가격은 1㎏에 3250원으로, 지난달(2076원) 대비 56.6% 올랐습니다. 또 '금추'로 불리는 상추는 적상추 기준 4㎏에 5만920원으로 17.8%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오르고 있지만, 지표 물가는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며 괴리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통계청의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로 작년 같은 달 대비 2.3% 올랐는데요. 이는 지난 2021년 6월(2.3%) 이후 2년 1개월 만의 최저치입니다.
 
이 같은 지표 물가 상승률 둔화는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저치인 -25.9%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울러 작년까지 물가 고공 행진이 이어진데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했는데요.
 
하지만 이달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폭염, 태풍에 따른 피해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이 같은 물가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추석 연휴·국제 곡물 가격 상승…물가 상방 압력 요인 잇따라
 
업계는 앞으로도 밥상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들이 줄줄이 남아있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내달 말 먹거리 수요가 폭증하는 추석 연휴가 예고돼 있고, 대외 경제 흐름도 좋지 못한 까닭입니다.
 
일단 올해 추석의 경우 내달 말로 비교적 이른 편인데요. 그만큼 수해 피해 복구 이후 경제 상황이 회복되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내달 초부터는 추석 단기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이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량 감소에 따라 이달 사과 도매가격이 지난해 동월 대비 5.6% 비싸고, 배는 10.9~20.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에 내달 추석 성수기까지 더해지면 사과, 배 도매가격의 상승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금 밥상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이 종료된 점도 국내 물가 불안을 증폭시킬 전망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3.9로 전월(122.4) 대비 1.3% 상승했습니다. 이는 3개월 만의 오름세 전환인데요.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중단으로 향후 국제 곡물 가격이 10~15%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곡물 가격이 식품의 원재료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하반기 내내 식품 가격의 상방 압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폭염 및 태풍 여파로 농산물 작황이 악화했는데, 이에 따른 농산물 가격 인상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할 상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데, 품질 좋은 농산물 수입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워낙 고물가 현상이 극심해,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 지표가 둔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외식물가 등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저효과 영향이 줄어드는 이달부터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세계 경제 환경이나 국내 정책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상인들이 배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고은하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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