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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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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의무 사라지자…

2023-05-15 11:38

조회수 : 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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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을 찾았습니다. 웃는 얼굴로 강사님에게 인사를 건네자마자 심각한 표정으로 마스크가 없느냐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의료기관 아니고서야 마스크를 쓸 일 없기 때문에 마스크가 없다고 하자 강사님이 마스크를 건네줬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대기 공간에 '덕분에' 그림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단 설명보다는 마스크 착용이 먼저인 듯한 강사님의 다급한 태도에 마스크를 빠르게 받아썼습니다. 알고 보니 앞 시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업을 들어야하기에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 수업은 지정석으로 이뤄지는데 확진자 학생이 앉았던 자리는 제 앞자리였습니다.
 
이번 수업 제 앞자리는 어르신의 자리입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 수업이기에 제가 다 아찔했습니다. 강사님은 손소독제를 이용해 키보드와 마우스를 닦았다고 했지만 혹시나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이면 어떡하나 싶은 염려를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좀 전에 수업이 진행됐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확진임을 알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코로나19 토크가 시작됐습니다. 강사님은 매우 난처한 기색으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앞 시간에 한 초등학생이 수업을 들었는데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업 내내 기침이 심상치 않자 강사가 아이에게 감기가 맞느냐고 물었고 아이는 사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이내 어떻게 속이고 보낼 수가 있느냐, 격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반응들이 오갔습니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19에 확진돼도 격리는 의무가 아니죠. 그래서 활동을 제지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어린 아이, 어르신도 있는 단체 수업에서 감기라고 속이고 확진자를 수업에 참석시키는 것이 최선이었을까요? 
 
이제는 확진자 격리의무도, 마스크 착용의무도 사라져 방역이 무방비에 가깝습니다.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나 건강이 좋지 않다면 더더욱 위험할 수 있죠.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사실대로 언질이라도 해줬다면 사람들이 마스크라도 구해 쓰지 않았을까요? 
 
스스로의 방역을 다시 시작할 때인가 싶다가도, 이런 경우가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감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혼란스럽네요. 당분간은 겪어야 할 과도기일까요?
 
  • 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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