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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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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세모이배월)LX인터내셔널, 버핏 투자 일본상사보다 싸다

석탄·운임 실적 감소에도 고배당주 변함없어

2023-04-2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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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해 석탄가격 급등으로 국내 철강업체와 시멘트업계가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반면 수혜를 누린 기업도 있었죠. LX인터내셔널이 대표적입니다. 해외 석탄광산의 지분을 갖고 있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석탄가격은 물론 운임, 팜유가격 등의 거품이 빠진 탓에 올해 성적은 작년보다 감소할 전망입니다. 주가도 약세입니다. 하지만 배당에 대한 기대감마저 접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작년만큼은 못하겠지만 고배당주의 명성은 지켜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솟았던 석탄·운임 제자리로…실적·주가도 반납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석탄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GAM(60%), 중국 신전(30%), 호주의 엔샴(15%) 등 석탄광산의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석탄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석탄 생산에 따른 이익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옛 LG상사)답게 트레이딩해서 이익을 키우고 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은 2007년에 인도네시아 MPP광산을 인수했고 2012년엔 GAM 석탄광산을 사들였습니다. ESG 경영이 전 세계 기업들의 화두가 됐지만, 세상엔 아직 석탄이 필요하고 또 지난해처럼 공급이 달려 가격이 급등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2022년초 톤당 20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인도네시아 발전용 유연탄 가격은 현재 100달러대 초중반까지 내려온 상태이지만 사실 이것도 상당히 높은 가격대입니다. 2020년 이전까지는 톤당 100달러를 밑돌았고 2020년 여름엔 50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니까요.
 
물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큽니다. LX인터내셔널은 물류회사 LX판토스의 지분 51%를 보유,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를 통해 발생하는 실적도 적지 않습니다. LX판토스는 전 세계 각지에 진출해 항공·해운 및 창고 등 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0조6721억원, 영업이익 374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LX판토스도 올해 영업환경은 작년보다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해상운임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으니까요.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올 1월 900선까지 추락했다가 현재 1000포인트대로 소폭 반등했습니다. 코로나에 따른 물류 차질로 발생한 2년간의 특수가 사라지고 평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지만, 하락한 운임만큼 작년 실적에서 빠져나갈 테니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이밖에도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팜유가격 역시 다른 원자재들처럼 동반상승했다가 거품이 빠졌지만, 다른 자산가격보다는 견조한 편입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신규 농장을 인수하고 유통품목을 확대하는 등 사업을 키우는 중입니다.
 
 
실적·주가 하락했지만…니켈광산 인수 중요
 
여러 사업을 영위하며 노력 중이지만 아무래도 매출 비중이 큰 석탄과 해운 쪽의 코로나 특수가 제거된 후 실적은,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입니다. 올해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느냐겠죠.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올해 1분기 LX인터내셔널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조1141억원, 영업이익 1698억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3%, 30.9% 감소한 것입니다. 삼성증권은 이보다 낮은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443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2분기 컨센서스도 매출 4조819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으로 작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전망이 안 좋으니 주가도 부진합니다. 작년 9월 한때 5만원을 넘보던 주가가 지난 3월 2만7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가 간신히 3만원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증권사들도 5만원까지 높였던 목표가를 하이투자증권은 3만5000원, 삼성증권은 4만원, NH투자증권 4만3000원으로 내렸습니다. 
 
그러나 2년 호황이 끝났다고 해서 LX인터내셔널이 비싼 기업은 아니라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자원 트레이딩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니켈 광산 인수 여부가 중요합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광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광산 사업을 확보할 경우 LX인터내셔널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국영기업 안탐(Antam), 배터리 투자업체 IBC와 광물, 제·정련, 양극재, 셀 생산 등을 아우르는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98억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에 LX인터내셔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에 56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해, 자금력을 감안할 때 인도네시아와의 협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이란 소재의 매력과 업스트림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계약이지만 LG그룹 입장은 다를 수 있어 협약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핏 투자한 일본상사보다 싸다
 
이 모든 걸 감안해도 LX인터내셔널의 주가가 비싸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1조1700억대로 영업이익이 2018~2020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최근 워렌 버핏이 일본의 5대 상사에 투자하면서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이라고 표현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버핏은 지난 2020년에 이들 기업의 지분을 각각 5%씩 매수했으며 현재 지분율은 각각 7.4%로 불어났습니다. 
 
3월28일자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중 미쓰비시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2%입니다. 이토추, 스미토모, 미쓰이, 마루베니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PER은 2.55배, PBR 0.57배, ROE 25.53%로 더 저평가됐습니다. 올해 예상은 각각 2.9배, 0.4배, 15.9%입니다.  
 
실적이 감소하면 배당도 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는 1만3000원이 넘는 주당순익(EPS)을 올려 이중 30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올해는 2021년과 같은 2300원 배당이 예상됩니다. 이보다 적은 2000원을 배당해도 현재 주가라면 6.6%의 시가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년 연속 기록한 8%대 후반의 배당수익률엔 미치지 못해도 고배당주라고 하기에는 충분한 배당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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