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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미일에 뒤통수 맞은 사이…북, ICBM급 탄도미사일 쐈다

15일 북 최대 명절 '태양절' 앞두고 "새로운 방식 무기체계 시험 발사"

2023-04-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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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에 뒤통수를 연이어 맞은 사이,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1발을 발사했습니다. 군통신선 등 남측과의 연락채널을 끊은 북한이 오는 15일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새로운 방식의 무기체계를 시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재개함에 따라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입니다.
 
북, 통신선 차단 후 '첫 도발'…"고체연료 ICBM 가능성"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오전 7시23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미사일은 고각으로 1000km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습니다. 지난 7일 공동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차단한 북한의 첫 미사일 도발입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체계의 ICBM을 포함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고체연료 중장거리 신형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며 “첫 시험발사에서 중거리인지 단거리인지 혼동을 일으킬 만큼 정점고도가 높았다면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이 아닐까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한 신형 ICBM을 공개했는데, 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0일 당중앙 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진행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의 주요 목표물을 표시한 작전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 작전지도를 꺼낸 회의 모습을 공개한 직후 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유사한 패턴으로 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연쇄 도발에 시동 건 북한한미일 삼각축 흔들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예견된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난 11일과 이날 김 위원장의 당과 국가 최고수위 등극 11주년이었고 주말인 15일에는 태양절, 25일에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연쇄적 도발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북한의 강한 도발이 예상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발사는 유엔 결의안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며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안보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며 “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위반 행위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회담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미일은 14일 예정된 안보회의(DTT)를 개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3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윤석열정부가 미국에는 도청으로, 일본에는 과거사로 뒤통수를 연이어 맞는 사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실익 제로’, ‘저자세 외교’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도청)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해 일본에 이어 미국에도 저자세 외교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도청 당사국인 미국에 당당하게 항의하고 이를 국민에게 설명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번 사안을 정쟁화시키며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든다고 반박했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책임 있는 대한민국의 공당이라면 이번 사건으로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어보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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