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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조정식 빠진 민주당 인적쇄신…총선 공천권 기싸움

최고위원·정책위 의장·대변인 물갈이에도 사무총장은 유임

2023-03-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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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이던 당직에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 일부를 기용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다만 내년 총선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무총장 자리는 그대로 친명계 몫으로 남겨, 앞으로 계파 갈등 뇌관은 여전히 남은 상황입니다.
 
지명 최고위원에 '친문 송갑석'구색 갖춘 쇄신
 
이 대표는 27일 사임한 임선숙 최고위원 자리에 친문 송갑석 의원을 지명했습니다. 정청래·서영교·장경태 의원 등 친명계로 가득 찬 최고위원 자리를 친문에 일부 배려한 것으로 송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바 있습니다. 당시 경선을 코앞에 두고 윤영찬 의원과 단일화까지 하며 친명계에 맞섰으나, 세 대결에서 패했습니다. 
 
김성환 의원이 맡았던 정책위원회 의장에는 3선의 김민석 의원이, 친명 김병욱 의원이 사의를 밝힌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재선의 김성주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친명계 김남국·문진석 의원이 각각 맡았던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제3부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에는 각각 초선의 박상혁 의원과 재선의 한병도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네 의원 모두 친문이나 비명계로 분류됩니다. 반면 김병욱·문진석·김남국 의원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 그룹인 '7인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제1차 자치분권정책협의회가 열린 지난 1월16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자신의 '입'을 담당할 대변인단 인선에도 메스를 댔습니다. 수석대변인에 기존 안호영 의원 대신 문재인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재선의 권칠승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또 지난 24일 자신의 대표직 유지 여부를 다룬 당무위원회 직후 전해철 의원의 기권 퇴장 사실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김의겸 의원 대신 초선의 강선우 의원을 대변인에 합류시켰습니다.
 
공천권 쥔 사무총장 유임계파 갈등 '뇌관'
 
 
다만 친명 조정식 사무총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이 대표와 계속 호흡을 맞추게 됐습니다. 애초 비명계를 중심으로 사무총장 교체 요구가 일었습니다. 당의 예산과 인사권 등을 가진 사무총장은 총선 공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친명계를 상대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 대표의 선택은 유임이었습니다. 비명과 친문계에서 요구하는 일부 당직에 대해서는 양보의 손을 내미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번 유임 배경에 대해 "민주당 내 통합도 중요하지만, 안정도 중요하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 안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조 사무총장은 그간 5선으로서 일을 잘해왔고, 사무총장으로서 안정을 추구하며 당내 화합의 적임자라는 평이 많았다. 중량감도 있어 유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정식(가운데) 민주당 사무총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이번 유임은 내년 공천권을 놓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뜻으로 읽힙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내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벌이는 친명과 비명계 간 대결은 현재진행형으로 흐르게 됐습니다. 이번 인선이 당장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 이후 불거진 당 내홍을 잠시 잠재우는 효과는 주겠지만, 그 이상의 피드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사무총장 유임은 결국 내년 총선 공천권을 잡고 있겠다는 뜻"이라며 "밖에서 봤을 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무총장은 당의 예산을 움켜쥐고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돈을 잡고 있는 자리인데 쉽게 내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도 "당직에 대한 일부 불만을 당장 잠재우기는 했지만, 앞으로 내재돼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윤혜원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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