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연진아('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피해자인 동은이가 가해자 연진을 비꼬며 하는 말)"를 외치는 패러디들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유튜브, SNS는 물론 교육업체 마케팅으로도 연진이가 등장합니다. 기가 막히게 연진이와 동은이를 재연해 내는 콘텐츠에 폭발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더 글로리 영상 썸네일. (사진=넷플릭스 캡처)
연진이는 웹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지독한 학교폭력을 자행한 가해자입니다. 동은이는 달궈진 고데기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동은은 오로지 복수만을 위한 삶을 삽니다. 십수년이 흘러 동은이는 계획한 대로 잔인한 복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복수의 방법이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권선징악과 닿아있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시리즈2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은 더 통쾌한 복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여서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더 글로리 이후 실제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처벌 수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요. 가해자들에 대한 처분은 처벌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보호관찰'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벌은커녕 잘만 지내는 가해자들도 많은 모양입니다. 한 후배는 최근 아는 선배의 결혼 소식이 굉장히 놀랍다고 하면서 그녀의 학폭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현실 속 연진이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 연진이는 더 글로리의 연진이보다 더한 삶을 산 것도 같습니다. 현실 연진이의 대상은 언제나 어리숙한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하는데요.
후배의 전언에 따르면, 이 현실 연진이는 과거 어느 날 아파트 옥상으로 순진한 여학생을 불러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른 남학생들과 성관계를 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현실 연진이는 이런 악행들을 지독하리만큼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하네요. 성경험도 없던 이 여학생은 현실 연진이가 시키는 또 다른 일들을 하며 계속해서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로 주변 학교와 동네에는 이 피해 여학생의 몸을 안 본 남학생이 없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습니다.
입에도 담기 힘들 정도로 잔인했던 현실 연진이는 현재 아무런 문제없이 유명 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성대한 결혼을 앞두고 있다네요. 현실 연진이의 더 글로리 시청 여부가 궁금해 물었더니, 오히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더 글로리 대사를 올리면서 희화화한다고 했습니다. 연진이를 입에 올리면서요. 반성의 기미는 찾을 수 없었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연진이를 향한 피해자의 추가 복수가 예고된 상황이지만, 정작 현실 속 연진이들은 아무런 타격도 없다니 씁쓸함을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