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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시론)대통령은 왜 당대표 선거에서 손을 떼야 하는가

2023-02-02 06:00

조회수 :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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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당이 어떻게 분리되는가.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대통령과 당은 일체가 되어 똘똘 뭉쳐야 한다.” “하늘에 태양은 하나이지 두 개가 아니다. 또 다른 태양이 되려고 했던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내는 것은 정치원리에서 보면 잘한 일이다.” 지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과 혼연일체가 되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당정 분리’가 되어야 한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왜 할까요. 설마 대통령을 공격하려고 지어낸 논리일까요? 아니면 ‘당정분리’가 되지 않으면, 진짜로 나라가 망할까요.
 
한국 정치를 이해하려면 가까운 시기에 일어났던 정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보면, 과거 박정희 유신정권, 5공화국 전두환 독재정권에서는 헌법을 개악해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당연한 것처럼 포장했습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헌법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장의 지위와 역할을 갖습니다. 헌법에 따른 3권분립의 정신에서 보면,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입법부를 제 마음대로 통제하고 지휘하는 것은 헌법 위반입니다. 과거 정권들의 영향과 관행으로 3김시대까지 제왕적 대통령제가 운용되다가 2002년 기점으로 정당정치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새천년민주당 소장파들의 정풍운동을 기점으로 하여 두 가지의 큰 개혁이 합의됐습니다.
 
첫째 당총재 제도의 폐지입니다. 2002년 3김시대가 끝나는 상징입니다. 당의 모든 권한을 대통령인 당총재가 가지고, 대표최고위원을 지명했습니다. 국회의원 공천권을 당총재라는 이름으로 행사했고, 청와대에서 수여식도 했을 정도입니다. 둘째 대통령 후보 경선을 국민참여경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당연한 제도로 보이는 대통령 후보 경선 제도의 정착이 이때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2개의 큰 개혁은 한국 정치의 엄청난 진보이지만, 사실은 대통령 제도에서는 당연합니다. ‘당정분리’라는 말을 처음으로 말하고 실천한 사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때는 ‘당청 분리’로 당과 청와대는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과감하게 실천하는 바람에 야당인 한나라당으로부터 공격도 많이 받았고, 대통령 지지율도 많이 하락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왜 ‘당청 분리’를 외쳤을까요? 정치개혁의 구호로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됨으로써 헌법의 정상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헌법 조문이 헌법 원리와 정신에 맞게 운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정분리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제도의 원형인 미국은 대통령이 삼권 분립에 기반하여 의회를 상대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미국은 첫째 중앙당 대표가 없습니다(의회 원내대표가 당대표 역할을 합니다) 둘째 중앙당 공천이 없습니다(지역 유권자가 참여경선으로 지역구 후보를 선출합니다) 셋째 당론투표가 없습니다(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정당에 상관없이 투표합니다. 정당간 교차투표가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넷째 의회 투표 결과로 중앙당에서 제명이나 징계를 받지 않습니다(선거구 주민이 공천하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하원 국회의원은 2년 임기라서 대통령 4년 임기와 같이합니다(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각자 선거에 열중하기에 서로 개입할 의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식 대통령 제도에서는 당정 일체를 할 이유가 없고, 당연히 당정 분리가 됩니다.
 
한국 정치에서 당정 일체가 되면, 의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은 없고, 정당 간에는 상대 정당을 악마화하고 제거의 대상으로 선동해 갈등과 대립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민통합을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윤 대통령 당선인의 첫마디가 ‘국민통합’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여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당선되게 하는 순간에 일개 정파의 수장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당정 분리’를 통한 초당파적 명분을 획득해야 국가적 난제와 개혁 과제를 주도할 수 있고, 또한 야당의 동참과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국회법은 5분의 3인 180석을 가져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협치’를 강제화하고 있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총선에서 180석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결 정치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윤 대통령을 여당의 얼굴로 총선을 치른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당정 일체의 총선은 총선 자체도 어렵겠지만, 총선 이후는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제 집권여당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시작됩니다. 친윤(친윤석열)·비윤(비윤석열) 구도싸움을 통해서 국민에게 보이지 않아야 하는 대통령의 손이 보여버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 제도의 본질, ‘당정 분리’ 즉 국정운영의 책임자로 돌아가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손을 완전히 떼기를 바랍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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