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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2의 남원정 소장파가 없다”…‘꼬붕·깡패’ 권력바라기로 전락한 초선

한목소리 강요에 당 내부에서조차 “공산당 같다” 비판

2023-01-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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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와 관련한 의견 수렴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보수 개혁을 주도했던 제2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찾습니다."
 
‘꼬붕’, ‘깡패’. 최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얻은 오명입니다. 초선 의원 50명이 지난 17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발맞춰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을 저격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부터입니다. 일사불란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내부에선 뒷말이 무성합니다. 성명서에 이름이 올라가는 것조차 몰랐다는 의원도 있습니다. 한목소리를 강요하는 당 분위기가 마치 ‘공산당’ 같다는 말도 나옵니다. 차기 총선 공천을 앞두고 벌써부터 줄 세우기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나경원 굴복시킨 '초선 연판장'내부서도 "공산당 같다"
 
초선 의원 50명의 성명서는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계기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50명 모두 한 마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한 초선 의원은 27일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이름이 올라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락이 왔으나 답변하지 않았었다. 나중에 보니 ‘명단에 이름을 올릴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는 문자가 와있었다”며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의원들까지 이름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을 저격하는 성명 내용을 뒤늦게 확인하고 당황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처음에 전당대회가 너무 혼탁해졌으니 깨끗한 승부를 해야 당이 단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유되지 않았다”며 “내용을 보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조수진 의원 역시 지난 25일 CBS라디오에서 “성명의 내용을 본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 거의 없었다”며 “나 전 의원의 태도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어 잘못됐다고 (하니) 이름이 올라간 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성명 내용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당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공산당 같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이 사람 저 사람 죽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배후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지목됩니다. 성명서는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의원들의 연락을 받았다는 의원들이 다수입니다.
 
한 초선 의원은 “윤석열이냐 이재명이냐 둘 중에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중간이 없다. 반윤(반윤석열)=친명(친이재명)까진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윤석열정부에 해코지하면 이재명 대표를 도와준다는 논리가 형성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심 업은 '초선 연판장'"사실상 공천 줄세우기"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집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5일 불출마 선언에서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며 성명과 관련 “초선 의원들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심 공천’이 예상되는 가운데 초선 의원들은 ‘권력 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허은아 의원 역시 “공천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깡패들도 아니고, 그런 사람들에게 공천 주면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초선 의원은 최근 ‘윤심(윤 대통령 의중) 친위대’로 통합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 사태 때도 초선 의원 33명은 이 전 대표가 부재한 최고위원회 체제를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렸습니다. 비대위체제가 바람직하다는 대통령실 의중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과 달리 초선 의원들이 개혁의 상징일 때도 있었습니다. 16대 ‘남원정’, 17대 수요모임, 18대 ‘민본21’ 등 보수정당 내 개혁 성향의 초선 모임을 찾아볼 수 없다는 우려가 큽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초선 의원들을 향해 ‘꼬붕 정치’라며 “지금처럼 초선을 줄세우고, 초선이 소신 없이 권력에 줄을 선다면, 오히려 정치 해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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