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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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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여론조사 분석해보니…윤 대통령 순방효과 없었다

리얼미터, 지난주 대비 0.6%p 소폭 하락

2023-01-24 13:20

조회수 : 5,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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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설 연휴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급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최대 규모 성과'란 자평에도 불구하고 '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맞물려 답보 상태에 그쳤습니다. 윤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 순방에서 UAE의 300억달러(약 37조원) 투자 유치 약속 등 가시적 성과를 안고 돌아왔지만 '순방 컨벤션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리얼미터, 윤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하락세'
 
24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20일(1월3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8.7%였습니다. 지난주보다 0.6%포인트 소폭 하락했는데요. 1월1주차 조사에서 40.9%까지 오른 뒤 1월2주차 조사에서 39.3%, 이번 조사에서 38.7%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평가 응답은 58.8%였습니다. 부정평가 응답도 2주째 상승세입니다.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는 윤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순방 효과에 따른 지지율 상승을 억제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300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역대 UAE 순방에서 최대 규모의 성과를 창출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UAE 파병부대인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란 측이 항의하면서 한-이란 양국이 상대국 대사를 초치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23일(현지시간)에도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불충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리얼미터 제공)
 
 
30% 중후반대에 그친 윤 대통령 지지율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1일 공개된 KBS·한국리서치,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중후반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6.3%였습니다. 부정평가 응답은 54.7%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6∼8일 취임 6개월을 맞아 실시했던 KBS·한국리서치 조사와 비교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1%에서 36.3%로 6.2%포인트 올랐습니다. 또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7.5%를 기록했습니다. 부정평가 응답은 54.8%였습니다. 지난해 11월7~8일 진행한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와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3.4%에서 37.5%로 4.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두 조사 모두 2개월 전에 비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조사 시기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순방 효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초에서 올해 1월 초까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미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리얼미터 11월2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4.6%였고, 최근인 이번 조사에서는 39.3%로, 4.7%포인트 올랐는데요. 한국갤럽에서도 비슷한 시기 조사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11월2주차)에서 36%(1월3주차)로, 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슷한 기간 KBS·한국리서치,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6.2%포인트, 4.1%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윤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사실상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43.3% 대 국민의힘 40.2% 대 정의당 4.0%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지난주 40.5%에서 이번 주 40.2%로 오히려 0.3%포인트 소폭 하락했습니다. 이어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선 국민의힘 33.2% 대 민주당 32.0% 대 정의당 6.0%였고,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국민의힘 38.7% 대 민주당 32.6% 대 정의당 5.6%였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율은 2개월 전에 비해 각각 6.7%포인트(KBS·한국리서치), 2.3%포인트(MBC·코리아리서치) 올랐습니다. 다만 비슷한 기간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6.1%(11월2주차)에서 40.2%(1월3주차)로, 4.1%포인트 올랐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 "윤 대통령 지지율, 최소 5%p 이상 상승했어야"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도 큰 폭의 지지율 상승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동안 나타났던 순방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이전 대통령들은 해외순방 이후 대부분 지지율이 2~3%포인트씩 올랐고, 이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소 5%포인트 이상은 올라야 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답보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UAE의 300억달러 투자가 이번 순방에서 훨씬 큰 건일 수 있지만,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 수준을 국민들은 굉장히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1~2번은 이해하지만 계속되면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의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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