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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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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현대건설, 어젠 걱정 오늘은 환호…시장은 변덕쟁이

실적악화 확인 후 내년 전망으로 관심 이동…반도체주 GST로 교체

2023-01-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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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20년 넘게 하는데도 주식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까지는 그렇게 우려를 쏟아내더니 오늘은 칭찬으로 주가를 들어 올리네요. 현대건설 얘깁니다. 
 
13일 12개 증권사들이 현대건설 분석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올렸습니다. 한화투자증권도 5만1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조정했네요. 현대건설이 작년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발표한 지 하루만입니다. 
 
발표 내용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4분기에 이익을 왕창 까먹었으니까요. 현대건설은 지난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6조835억원, 영업이익도 814억원을 더 보탰는데 순이익에서 1578억원 손실을 냈습니다. 연간 실적도 나빠졌죠. 매출액 21조2391억원, 영업이익 5820억원, 당기순이익 4850억으로 한 해를 마감했습니다. 
 
매우 열심히 일한 것은 분명합니다.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지하철 3호선 등 해외 현장의 공사가 본격화됐고, 국내에선 개포주공1단지와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공사가 실적에 반영돼 매출은 전년보다 17.6% 증가했습니다. 이걸 이익이 받쳐주지 못한 거예요. 영업이익은 22.8%, 순이익은 12.5%씩 감소했군요. 건설경기 둔화, 건자재가격 상승에 영향받았습니다. 
 
실적이 이 모양인데 주가가 오릅니다. 낯선 광경은 아니에요.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적자를 발표하는 날에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참을 계속 하락한 끝에 오르는 것입니다. 실적 발표로 악재가 확정되는 순간부터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음 분기와 내년 전망으로 옮겨가기 때문일 겁니다. 낙폭이 깊을수록 반등도 세더군요. 
 
그렇다고 현대건설의 올해 사업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닙니다. 주택경기는 작년보다 더 나쁘겠죠.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이 두 달째 입방아에 오르내립니다. 계약률에 따라 건설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겠죠. 현대건설도 그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제기된 이슈는 현대건설의 채무보증금액이 너무 많다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현대건설만 콕 찍은 것은 아닌데 현대건설 이름이 맨 위에 올라왔습니다. 현대건설이 채무보증한 금액이 작년 9월말 기준으로 191건, 27조원으로 가장 많다네요. 더구나 이 금액은 2020년말 110건, 19조원에서 243%나 급증한 거라며 우려를 나타냈어요. 건수도 많이 늘었고 금액도 확 불었군요. 
 
그런데 채무보증이 늘었다는 것은 일감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반증 아닐까요? 물론 같은 기간 매출 증가폭이 채무보증 늘어난 것만큼 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증가했어요. 또 신규 수주도 감안해야죠. 현대건설이 작년 한 해 수주한 금액이 17% 증가한 35조4257억원입니다. 역대 최고기록이라네요. 연초 목표를 124.9% 달성한 결과였습니다. 사우디 네옴시티 터널공사, 샤힌 에틸렌 시설공사. 이태원 유엔사부지 사업 등 정말 열심히 했군요. 
 
덩치가 커지면 그림자처럼 부채나 보증금액도 불어납니다. 건설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관리가 되느냐이겠죠. 현대건설은 순현금만 3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할 수도 있겠죠. 신용등급도 AA-급으로 우량하니까요. 
 
 
또 올해 국내 건설경기는 안 좋겠지만 현대건설에겐 해외사업이 있습니다. 이것이 건설주 중에서 현대건설을 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개발사업 분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주택·건축 수익성은 2024년부터 개선돼 다시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주택경기 둔화에도 해외 토목·인프라, 관계사 공사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예상에서 조금 빗나가면 어떻겠습니까? 부담스런 주가도 아닌데요. 느긋하게 기다리면 보답하겠지 믿고 있습니다. 
 
지난주 예고한 대로 반도체 주식 한 종목은 교체했습니다. 티씨케이를 매도하고 GST를 매수했어요. GST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서 사용 후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장비인 스크러버(Scrubber)와, 온도조절장비 칠러(Chiller)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올해 초부터 반도체 섹터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다들 작년과 올해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아요. 그런데 이 회사는 조금씩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크러버는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전방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요.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GST의 매출액을 작년보다 9.3% 증가한 3363억원, 영업이익은 4.8% 증가한 571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향 장비 수주가 견조하고, 마이크론향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으며, 유럽향 매출 확대에 따른 실적방어가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중화권향 장비 테스트 성과 등 모멘텀도 있다는군요. 
 
영업이익 570억원에 시가총액 2100억원이면 저평가주라고 할 수 있겠죠. 다른 저평가 반도체주들도 많지만 조금씩 계속 성장한다는 점이 좋아 보여서 매수했습니다. 오래 들고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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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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