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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것이 왔다 '경기둔화 가시화' 진단…둔화 넘어 '침체' 공포도 가중

'1월 경제동향' 통해 "제조업 감소 폭 확대" 원인 지적

2023-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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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 심화와 중국 수출 악영향에 따라 사실상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주요 국내외 기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둔화를 넘어 ‘경기 침체’의 공포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한 달 전 경제동향에서 '가능성'으로 평가됐던 경기 둔화의 우려가 '가시화'로 수위가 높아진 셈이다.
 
KDI 측은 "서비스업 증가세가 완만해진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2.7%)보다 낮은 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는 0.1% 증가한 수준이다. 제조업의 부진은 낮은 수준의 평균가동률로 이어지고 있으며, 재고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1%로 전월(72.5%) 수준을 보였다. 재고율은 127.6%로 전월(122.8%)과 비교해 급증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위축하면서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월 수출은 -9.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14.0%)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다.
 
품목별로 보면 변동성이 높은 선박(76.1%)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반해 반도체(-29.1%), 석유화학(-23.8%)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미국 수출(8.0%→6.7%)의 증가세가 소폭 둔화한 가운데 대중국 수출(-25.5%→-27.0%)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감소 폭이 확대됐다. 대중국 수출액은 2022년 10월 -15.7%에서 11월 -25.5%, 12월 -27.0%로 점차 악화하고 있다.
 
수출 물량도 반도체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수출물량지수는 2022년 9월 3.9%, 10월 -3.2%, 11월 -6.3%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역시 9월 20.8%, 10월 15.0%, 11월 -1.4%로 급락했다.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소매판매의 감소세도 확대되는 추세다. 
 
11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0.7%)보다 감소세가 확대된 -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대면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다소 제약되면서 전월(4.8%)보다 낮은 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9.9를 기록해 전월(86.5)에 이어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지속된 것에 따라 11월 가계대출은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위주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KDI 측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자동차 부문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폭이 확대, 부진이 가시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내외 금리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아직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며 "지난달에는 경기 둔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경기 둔화가 현실화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무역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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