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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아플 때 찾기 어려운 명의…의료진 부족 심각

2022-12-14 09:00

조회수 : 4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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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의 소아청소년과에서 입원 진료를 중단한다는 뉴스가 화제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길병원은 소아청소년과의 입원진료를 이달초부터 내년 2월말까지 잠정중단한다는 방침입니다.
 
길병원에선 최근 몇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원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소아청소년과의 인력 부족은 의료 공백문제에서 비롯됐습니다. 길병원 뿐 아니라 수도권 대형 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인력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합니다. 비수도권은 더욱 의료 인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의료계에선 의료 공백문제가 예견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에 있습니다. 정부가 정한 의료 수가에 대부분의 수입을 의존하는 구조로 운영되다보니 수익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다 저출산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의료기관이 직원 월급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진겁니다. 감정노동이나 의료분쟁 부담도 타 부서 대비 높은 편이라서 비인기과로 전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아청소년학과 뿐 아니라 핵의학과, 가정의학과, 병리과, 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진이 필요한 과에서 오히려 의료진이 부족한 기현상이 수년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의 경우 정원이 초과될 정도로 인기과에 올라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의료인력 격차가 더욱 큰 상황입니다.
 
의료진 부족뿐 아니라 의료계는 병상 부족을 비롯해 병원 운영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복합적인 문제가 맞물리며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2년전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외상센터가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언론을 통해 병원의 부족한 지원과 무책임함에 대해 문제삼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의료계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정부는 소아·중증·응급·분만 등 필수의료와 관련해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보상을 강화하는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기적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핵심인 필수 인력의 절대 수치를 늘리기 위해선 보상이 아닌 의료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전반적인 제도 정비와 붕괴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료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의사는 많은데 정작 아플때 필요한 의사는 찾기 어려운 현재에 대한 반성과 근본 해법 찾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5명으로 집계된 7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옆 응급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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