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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인터뷰)"법인세 인하·인재 발굴·불황 속 투자해야"

황용식 세종대 교수 "총체적 구조 개선 필요한 시기"

2022-1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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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우리 기업들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퍼펙트 스톰'의 위기 속에 놓여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구조의 총체적 개선, 자산의 집중도를 높이면서 수익성 재검토 등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며 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조속히 결정해줘야 할 시기입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9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최근 생산, 투자, 소비 등 경제의 3대 축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치고 수출로 지탱하는 경제 구조에서 무역 수지가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번지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무섭게 뛰고 있다"며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20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고 단기적인 경제 충격마다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Fortune 100대 기업에 선정된 총 503개 기업 중 전체 기업의 24%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반면 나머지 76%가 결정적인 위기 경험 후 쇠락 또는 패망했다.
 
위기 직후 쇠락 원인은 기업의 내부 요인(87%)이 외부 요인(13%)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기극복 과정에서 기업의 대응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위기 상황일수록 기업의 신속하고 조직적인 대응이 필수적인 '덕목'인 셈이다.
 
황용식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운영구조를 재편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전반적인 슬림화가 추진돼야 한다"며 "이번 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의 악재가 크게 작용했는데 이는 기업의 공급망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함을 의미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기업들이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많은 인원의 직원과 임원보다는 핵심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형 실무진을 강화하고 미래 인력을 육성하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산 집중도 제고도 요구했다. 높여야 한다. 황 교수는 "퍼펙트 스톰의 상황일수록 필수적인 자산을 챙기고 이에 대한 수익성을 재검증해야 한다"며 "즉 불필요한 자산은 과감하게 매각할 수 있는 단호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그는 외환위기 시절 삼성전자(005930)의 사례를 꼽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불필요한 부동산을 매각해 5000억여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52개의 적자 및 한계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재고자산의 정리, 채권 회수 등을 통해 3조원이 넘는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황 교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돈 가뭄'이 일어날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유동성 위기를 대비한 현금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은 매출채권처럼 '묶여 있는 자금'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이 운용 가능한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용경색(Credit crunch) 상황 하에서 현금이라는 실탄은 향후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며 "불황속에서도 사업기회와 M&A를 노려야 향후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용식 교수는 정부의 법인세 인하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최근 우리 기업들은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과 재고 증가로 재무 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마저 어려운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경영 애로가 더욱 가중되는 상황에서 다른 주요 국가들의 경우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움직임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제전쟁에서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법인세 인하를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2018년 트럼프 정부는 '세금 감면 및 일자리법'을 통과시켜 15∼39%이던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종전 8개였던 과표 구간을 단일화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고 과표 구간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여기에다 한국에만 있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세율 20%)도 추가 법인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교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경영 여건과 환경이 마련돼야한다"며 "기업이 잘 되면 투자와 고용이 촉진돼 사회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일어나는데 이같은 선순환 효과가 국가 전체에 퍼져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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