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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항암제' CAR-T치료제, 어떻게 암세포만 공격할까

키메릭 수용체 발현…면역세포에 네비게이션 탑재한 셈

2022-11-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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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CAR-T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암 정복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끔찍한 고통을 동반하면서 생명을 앗아갔던 암 정복이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치료제 개발에서 큰 진전이 있었던 덕분이다.
 
암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치료 방법도 여러 가지다. 항암제로 환자 생명 유지나 치료를 노릴 때는 약을 쓴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 방사선 치료나 수술이 고려되기도 한다.
 
암 정복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항암제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 T세포치료제다. 흔히 카티치료제나 CAR-T치료제로 부른다.
 
CAR-T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뽑아내 특정 암세포에 반응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발현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법의 치료법이다. 환자 몸 안에 들어간 T세포는 암세포만 특정해 공격한다. 우리 몸에서 암세포가 자라면 정상세포 흉내를 내면서 면역시스템을 피하는데, 아예 면역세포에게 암세포만 찾아낼 수 있게 네비게이션을 달아주는 셈이다.
 
CAR-T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치료라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들과도 다르다.
 
항암제는 크게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로 나뉜다.
 
화학항암제는 단기간에 빠르게 증식하는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돼 골수, 점막, 모낭, 생식기관 등 증식 속도가 빠른 정상 세포도 파괴한다. 항암 치료 시 탈모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은 화학항암제에 비해 덜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내성이 생기면 치료 효과가 급감하는 문제점이 있다.
 
CAR-T치료제는 넓게 봤을 때 면역항암제에 포함된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거나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다. CAR-T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라 1인 맞춤형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는 누구에게든 같은 형태로 투여되는 점과 다른 것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념인 만큼 CAR-T치료제의 효과는 매우 높은 편이다. 암이나 치료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의 투여로도 완치에 가까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CAR-T치료제는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그렇다고 CAR-T치료제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모든 약이 그렇듯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한 데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결과가 실제 사용 환경에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5세 이하 재발 및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성인 재발 및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킴리아' 사례를 보자.
 
킴리아는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임상에서 투여 3개월 만에 53%의 전체반응률을 보였다. 항암제 임상에서 암 병변이 완전히 없어지면 완전관해, 병변이 50% 이상 없어지면 부분관해라고 한다. 전체반응률은 둘을 합친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킴리아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선 80% 이상의 전체반응률을 기록했다.
 
임상에선 높은 치료 효과가 확인됐지만 실제 처방한 데이터는 다르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임상 결과와 실제 적용 데이터를 종합한 킴리아의 2년 장기 무병 생존율은 40%로 기대보다 낮다. 킴리아를 투여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중 60%는 2년 뒤에도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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