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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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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정태영 신화'의 이면)"당국 감사 시즌이면 파일 지우느라 난리였다"

"현대카드-캐피탈, 고객정보 주고받아…리스크부서 직원 마케팅에 파견 꼼수도"

2022-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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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 현대카드가 최소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고객의 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했다고 주장한 제보자는 이런 행위가 최고경영자(CEO)인 정태영 부회장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확신했다. 제보자는 현대카드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며 이 같은 자료를 다루고 마케팅에 활용한 직접 당사자다. 현대카드 내부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증언을 추려 싣는다. 
 
민감 정보 분석해 맞춤형 전략 수립
 
"정 부회장이 개인정보나 성희롱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철저히 관리하는 것처럼 대외적으로 말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개인신용정보 중에서도 신용등급이라든지 아주 민감한 정보들, 또 어떤 기관에서 대출을 했고 얼마의 대출이 있는지 이런 것들은 기업에서는 리스크 관리 목적으로만 사용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정보는 정해진 사람들만 접근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누구에게 텔레마케팅을 할 것인지, 누구에게 할인 혜택이나 금리 혜택을 줄 것인지 등, 마케팅 캠페인 대상자 선정에 신용정보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고 보면 됩니다."
 
"신용정보가 확보되면 일단 마케팅 관련 여러 분석 모델을 만듭니다. 어떤 사람들을 타겟팅해서 카드론을 마케팅할 것인지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을 마케팅할 것인지 이런 모델을 만드는데, 신용정보를 넣었을 때와 안 넣었을 때 정확도 차이가 엄청나게 납니다."
 
"예를 들면 다른 곳에 대출이 있는 사람을 끌어오는 목적으로 마케팅 방향을 잡기도 하고, 또 신용등급에서 예를 들면 5·6등급인 사람들, 반응률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을 집중 타깃해서 마케팅을 합니다. 신용등급을 마케팅 오퍼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신용등급과 몇 가지 기준을 활용해서 세그먼트를 구성하고 그 세그먼트에게는 초기 2개월 무이자를 제공한다든가 하는 오퍼를 주는 것이죠. 고객에게 전화·문자를 할 때 어떻게 상품·서비스를 소개·권유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안내 대본도 있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현대카드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문제 안생기도록 철저한 내부 통제
 
"금융당국 정기감사 시즌이 되면 그 전에 자료들 백업해 컴퓨터 치우고 했습니다. 그래서 외부로는 이런 사실이 새어나가지 않는 것이죠. 모든 과정은 윗사람들 오더에 따라 했습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이렇게 해라', '이거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해라', 이런 보완 지시도 수시로 있었습니다. 경영진은 이게 불법인 걸 알고 있는거죠. 당시 이 일을 주도한 ○○○, △△△ 등 임원들은 정 부회장의 측근이었고, 승승장구했습니다. CEO가 모를 수 없죠. 겉으로는 고객정보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자 이렇게 말하지만, 그 정보를 장삿속을 챙기려고 마케팅에 활용한 거죠."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얼마 전까지 한 건물에 있었고 같은 팀에 섞여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는 카드 직원이 캐피탈의 고객정보에 접근해서는 안 되고 당연히 활용해서도 안 되겠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캐피탈도 카드 정보에 서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접근 말아야 할 고객정보까지 확보해서 그것도 마케팅에 활용을 했습니다.  안 되는 다른 회사의 정보인데 그것을 같은 팀에서 이렇게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불법적으로 활용을 한 거예요."
 
리스크팀 마케팅부서 파견해 편법 정보수집
 
"신용정보법이 강화된 뒤 신용정보는 리스크 부서에서만 접근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러자 회사는 리스크 사업본부 안에 데이터사이언스팀이라는 걸 만드는 꼼수를 썼어요. 이 사람들은 리스크 부서 소속이고 법적으로 신용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니 이들을 각 마케팅 부서에 파견해 거기서 신용정보를 뽑아서 마케팅에 활용한 것입니다."
 
"데이터사이언스팀은 각 부서에 파견을 해야 하니 규모가 큰 편이었습니다. 1년에 20~30명 정도 뽑았는데 공채와는 처우가 달랐습니다. 데이터사이언스가 이름은 멋있지만 2년 계약직으로 문제가 생기면 잘리는 거고, 그들이 현대카드 전체에 있는 부서에 배치가 되니까 굉장히 많이 필요했죠. 못해도 100명 내외는 신용정보들을 계속 동의 없이 다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용정보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유혹에 빠져 헤어나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언론은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 CEO를 맡고 나서 현대카드의 점유율이 굉장히 올랐다고 하는데, 사실은 이런 식으로 성장을 한 것이지 정 부회장 능력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취재팀은 지난 두 달여에 걸쳐 제보자를 포함한 복수의 전·현직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회사가 최소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마케팅에 활용해서는 안 되는 신용정보를 조회, 전화·문자 등으로 상품·서비스를 소개·권유하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와 관계자들의 증언은 대부분 일치했고 상당한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현대카드는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현대카드, 신용정보 무단수집 '불법마케팅' 의혹> 기사의 문건 이미지는 워터마크가 있는 상태로 첫 보도가 됐고, 워터마크에는 ○○○이라는 이름이 있었으나 ○○○은 본 기사에서 언급된 제보자가 아닙니다. 워터마크가 있는 이미지가 보도되어 ○○○씨가 제보자로 오인돼 피해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특별취재팀 newsal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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