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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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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쭐 vs. 보이콧

2022-11-04 18:02

조회수 :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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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심치 않게 '돈쭐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돈'과 '혼쭐내다'를 합친 말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에 착한 소비로 보답하겠다는 의미로 쓰이는 신조어입니다. 
 
지난 9월 중국서 돈쭐난 한국 빵집이라는 기사가 중국 현지 언론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보도됐습니다.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파리바게뜨 중국법인 상하이SPC가 코로나로 봉쇄 당시 판매 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빵을 생산했다는 이유로 58만50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자 상하이 시민들이 "파리바게뜨는 귀가 못한 직원들을 교육시설에 묵게하면서 시민들 요청으로 빵을 만들어 식량난 해결을 도왔다"며 파리바게뜨를 지지했습니다. 빵을 사서 벌금을 충당하게 해주겠다는 구매 인증샷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한 대형마트에 쌓여있는 포켓몬빵.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몇 달 사이 한국에서는 정반대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SPC의 계열사인 SPL의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재해가 발생하면서 SPC그룹 불매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이 여파로 그 보기 힘들던 포켓몬빵도 대형마트 매대에서 종종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오픈런에 웃돈까지 주고 구매를 했던 포켓몬빵도, 계열사 SPC삼립이 제조한 까닭에 보이콧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실제 대형마트에서 지난달 15~31일 포켓몬빵 매출이 불매운동 전 대비 10% 가량 줄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중국에서는 돈쭐난 파리바게뜨지만, 한국에서는 보이콧의 대상이 됐습니다. 자주 방문했던 파리바게뜨 매장 사장님은 사고가 난 후 보름 정도 지났지만 매출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돈쭐과 보이콧은 소비자 영향력이 커지고,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최근 기업들은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Environment)와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인 ESG 경영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공헌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파리바게뜨 사례에서 보듯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보이콧보다는 돈쭐 내주고 싶어지는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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