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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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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저축은행 고금리예금 한눈팔려 안정성 놓칠라

6.45% 내건 엠에스저축, BIS 꼴찌…다올, 6.5% 예금 하루 판매 해프닝

2022-10-2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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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은행권이 고금리 예금 출시로 시중자금 끌어모으기에 나서자 저축은행도 금리 전쟁에 참여했다. 저축은행은 한발 늦었지만 화끈하게 6%대 금리를 내세워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규모가 적어 대형 부실 하나만 발생해도 휘청일 수 있는 만큼 BIS비율 등 기본적인 안정성은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저축은행들은 연 6%대 금리를 앞세운 예금상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먼저 나온 상품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내세우는 곳들이 많았다. 
 
21일 현재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는 연 6.50%다. 12개월, 24개월, 36개월 만기가 동일하다. 동양저축은행 정기예금도 한국투자저축은행과 기간별 적용 금리가 연 6.50%로 같다. 
 
이들 정기예금은 모두 월복리상품이기 때문에 실제 이자는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어나게 된다. 가입기간별 실질수익률은 12개월 연 6.69%, 24개월 연 6.92%, 36개월 만기는 무려 연 7.15%에 달한다.
 
엠에스저축은행의 e-정기예금(복리식)은 12개월 만기에 연 6.45%를 내걸었다. 가입기간이 12개월 미만이거나 13개월이 넘을 경우엔 금리가 뚝 떨어지는 것을 보면 1년만기 상품에 온힘을 실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20일 단 하루만 정기예금 금리를 대폭 올렸다가 바로 다음날 내려 눈길을 끌었다.
 
다올저축은행이 20일에 적용한 예금금리는 Fi정기예금(12~24개월)이 연 6.40%, Fi리볼빙 정기예금(36개월)은 연 6.45%였다. 하지만 하루 뒤 21일엔 인상 전 금리(Fi정기예금 5.15%, Fi리볼빙예금 5.20%)로 뚝 떨어뜨렸다. 전체 판매금액이나 가입기간을 정하고 시작한 특판행사가 아니었기에 이례적인 행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체적으로 예상한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자금이 단 하루새 몰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내부사정을 밝힌 후 “지점에 내방했다가 대기고객 때문에 그날 가입하지 못한 고객들과 당일 자정까지 앱으로 접속 가입한 고객들에겐 약속한 금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표금액이 얼마였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수천 억원 단위였던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10월 들어 4.5% 중후반대 금리를 내세운 예금으로 인기몰이에 나서자 저축은행들도 어쩔 수 없이 이보다 금리를 높여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중에는 한국금융지주에 속한 저축은행도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단순히 높은 이율만 보고 돈을 맡겨도 좋을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는 보호되지만 실제로 문제가 생기면 돈을 돌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과 절차를 감안해야 한다. 처음 약속된 이자를 전액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예금자가 맡긴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지 기초체력은 점검해야 한다. 
 
은행들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BIS 비율은 저축은행들에게도 적용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 고유의 자본금 대비 대출금 및 유가증권 등 위험에 노출된 자산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예대마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은행이기에 대출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 제조기업들과는 달리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으면 일단 불합격은 면할 수 있다. 
 
그렇다고 8%에 간신히 턱걸이한 은행을 좋게 볼 수는 없다. 가급적 숫자가 높은 것이 좋다. 시중은행들은 BIS비율이 17%, 18%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BIS비율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기화면에서 비은행 메뉴 내 저축은행을 선택한 뒤 분류항목 중 자본적정성을 클릭하면 1999년 12월 이후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BIS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림저축은행으로 35.40%에 달한다. 스타저축은행도 33.56%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들을 비롯해 BIS비율이 20%를 넘는 저축은행이 13곳에 이른다. 이들은 적어도 체급에 비례한 자본적정성에서는 시중은행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BIS 비율이 8%를 밑도는 저축은행은 한 곳도 없지만 10%대로 남보다 낮은 저축은행이 14곳이며 엠에스저축은행은 9.64%로 유일하게 한 자리수를 기록 중이다. 
 
BIS비율이 기준선을 넘는 10%라도 예금자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보유한 대출자산 중 큰 것 한두 개만 부실화돼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금리 예금을 내세운 엠에스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비율은 타 저축은행들보다 낮은 편이다. BIS비율 상위에 있는 부림저축은행의 톡톡정기예금(12~24개월) 이율은 연 5.3%, 스타저축은행의 스타 e-정기예금은 연 5.1%에 머물러 있다.
 
BIS비율이 우량한 저축은행과 낮은 편에 속한 은행들 모두가 BIS비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한 달 사이에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것에 미루어볼 때 다음달 중순경 공시될 3분기 재무제표와 연말의 BIS비율은 지금과 크게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계획이라면 최소한 BIS비율이 우량한 편인지, BIS비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는지만이라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이므로 3분기 공시를 확인한 후에 가입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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