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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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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디지털 외치는 아날로그 의원님들

2022-10-06 15:52

조회수 : 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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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 감사는 시작부터 '웃픈' 상황이 연출됐다. 
 
과기정통부 업무보고 자료가 하드카피 없이 파일로만 제공됐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의 노트북에 해당 파일이 잘못된 경로로 저장이 돼 있어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뒤이어 책자가 아닌 파일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불평도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종의없는 회의를 강조하고는 있지만 3040에게는 익숙한 것이 5060에는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했고,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갤럭시워치도 디지털 시계지만 화면은 아날로그로 표현이 된다"며 강요된 디지털 환경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의원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트북 없이 국감장에 앉아있어야 하는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에게만 종이 책자가 배포된 것, 장관의 인사말은 출력물로 나눠주고 더 중요한 업무보고는 파일로만 보게한 것, 인사말에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를 사용한 것 등등 각종 불만은 모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로 향했고, 이 장관은 결국 "불편을 끼쳐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종이없는 국감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불편 사항이 있다면 개선이 돼야 한다"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컴퓨터가 편한 사람이 있고 종이가 편한 사람이 있는데 일괄적으로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왼쪽부터), 조승래,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업무보고 파일을 볼 수 없다며 노트북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의원들이 불편했던 지점이 무엇이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기자 역시 적지 않은 분량의 문서 파일은 노트북 화면으로 보기보다는 직접 손으로 넘겨가며 읽는 것이 훨씬 더 내용을 숙지하기 편리하다. 아날로그 활자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환경을 조금 더 생각했다면 이 같은 불평불만들은 나올 여지가 적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폐지가 될 책자들을 고집하지 않는 것, 그게 '종이 없는 국감'의 시작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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