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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민주당 "감사원, 직권남용 고발"…문 전 대통령도 격노

이재명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야당탄압, 정치보복만"

2022-10-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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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한 감사원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수사기관이 아닌 감사원에서 퇴임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서면조사를 통보했다는 이유에서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정치탄압대책위)는 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감사권 남용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또 윤석열정부의 정치탄압에 대한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 측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서면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관련 질문서를 보낼 테니, 서면조사에 응하라는 통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고,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이메일을 ‘반송’ 처리했다.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였다. 
 
이에 정치탄압대책위는 “감사원은 그동안 검찰과 함께 문재인정부 인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감사와 수사를 벌여왔다. 관련된 사건만 수십 가지이고, 조사받고 있는 인원은 수백 명을 훌쩍 넘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그 많은 사건들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감사원은 올해 하반기 34개나 되는 특정사안 감사를 새로 개시하면서 감사위원회의 개별 의결도 거치지 않았다”며 “감사의 방법도 특수부 검찰수사를 방불케 하며 말이 특정감사이지 문재인정부 모든 사안에 대한 포괄적 감사로, 감사원이 감사권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서 감사원은 아직 서훈·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조사하지도 않은 상태”라며 “그런데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민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이들은 “누구의 입에서도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물어볼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그저 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것, 그렇게 전임 대통령을 모욕주려는 마음만 급급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정치탄압대책위는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벌여왔던 그 모든 ‘소란’의 최종 종착지가 문 전 대통령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최근에는 욕설 외교 파동으로 궁지에 몰렸다”며 “검찰의 칼날을 휘두르며 정권을 잡은 윤석열정부이기에 다시 검찰의 칼날에 기댈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눔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이라고 규정했다. 
 
연달아 '초금회'의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초금회는 윤건영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의 모임이다. 
 
초금회는 이날 10시2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선을 넘는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며 “수사기관도 아닌 감사원이 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미 공직에서 물러난 전임 대통령을 조사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헌법 제97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전임 대통령은 행정기관에 소속돼 있지 않음에도 감사원이 직권을 남용해 무리한 충성경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대단히 무례한 행태일 뿐 아니라, 스스로 권력의 하수인이 되겠다는 생각 없이는 불가능한 사고”라며 “동일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인 검찰과 감사원이 이중으로 조사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전임 정부 괴롭히기' 총동원 작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불쾌함을 표현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는 “감사원에서 평산마을 비서실로 전화해서 조사를 요청했다”며 “지난달 30일 비서실에서 감사원의 메일을 반송시켰고, 애시당초 감사원의 권한이 아닌 것이라 회신을 보내는 것도 적절치 않았다. 반송은 수령 거부의 뜻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대여 투쟁에 말을 아껴오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에는 ‘정치보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개천절 경축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정치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민생경제 그리고 외교평화에 힘을 쏟을 때”라며 “국민 앞에 겸허해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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