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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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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김광연입니다
(시론)비속어 정국에서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나

2022-09-27 06:00

조회수 :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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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비속어' 파문에 휩싸이게 되었을까.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직후에 터졌으니 오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녹음파일을 수없이 들어보아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5시간이 지난 후에 한 설명을 들어보아도 마찬가지다. 여당의 해석은 오히려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장은 한층 뜨거워질 것이다.
 
실제로 잘 들리지 않는 "바이든", "날리던"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회 이××들"이라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말을 사용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밝힌 바 있고, 오랜 검사 생활로 말버릇이 피의자 다루듯이 한다는 느낌을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은 공유한다.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해 본 적이 없지만, 선거운동의 구호로 '정권교체'를 내걸었다. 실제로 정권교체는 기존의 정치권 교체를 상징하기도 한다. 박정희 대통령 이후, 이렇게 정치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경우는 전두환 신군부가 유일했다. 신군부는 기존의 정치권을 '섬멸'하려고 했다. 정치인들을 반란 수괴나 부정부패 혐의자로 몰아서 구속하고, 정치활동정화법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정치인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오직 '박멸'의 대상이었다. 지금 윤 대통령이 정치인을 박멸의 대상으로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공정한 스포츠맨십처럼 언제든 재경기할 경쟁자로 대하는 느낌이 없다. 그러한 인식이 머릿속에 있다면 정치인을 언제든 "××들"이라고 할 법하다.
 
대통령 권력은 대통령과 비서실, 집권당 그리고 내각에 있다. 대통령에게 20%대 최악의 지지율 속에서 여름휴가를 계기로 국정 쇄신의 기회를 잡으라고 많은 사람이 조언했지만, 쇄신은커녕 고집스럽게 비서실 말단 행정관 50여 명을 내보내고 말았다. 
 
국정운영의 유형을 정치형 대통령과 행정형 대통령으로 분류한다. 정치형 대통령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같은 분들이고, 행정형은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으로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대통령 같은 분들이다. 대통령이 정치형이냐 행정형이냐 하는 점은 역대 비서실장과 상호관계에서 살펴보면 더 잘 보인다. 대통령이 정치형이면 비서실장은 행정형을 대체로 선호하고, 대통령이 행정형이면 정치형으로 보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과감한 패기나 스타일로 국민에게 정치형 리더로 보이게끔 했지만, 일련의 통치행위를 보면, 정치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행정형 리더의 전형에 가깝다. 윤 대통령과 김대기 비서실장이 소속된 조직의 경험 측면에서나 지도력 성향의 측면에서 둘 다 행정형이라면, 총체적 난맥에 빠진 국정을 돌파하기 어렵다. 관료주의적 통제와 행정 편의적으로는 현 정국의 위기를 타개할 수가 없다. 우선 집권당의 지도체제 정비도 난감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 법률안과 예산안의 통과와 거대 야당의 공세를 뚫고 나갈 묘안이 없다.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과 통치행위의 쇄신은 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도 절실하다. 만약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시행된다면 지금처럼 강경한 대결적 자세로 국정 마비의 모든 책임은 거대 야당에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기대하더라도 국민의 심판은 무려 1년 6개월이나 남아 있다. 결국 국정의 난맥상은 오로지 대통령 자신과 집권당의 책임이라고 국민은 생각할 것이다. 제일 좋은 쇄신은 윤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2가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하나가 무슨 일이 있어도 비겁하게 부하 실무자 뒤에 숨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가 '혼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공약을 지키면서 쇄신하는 길은 첫째 지금 비속어 파동에서 홍보수석 뒤에 숨지 말고 대통령 본인이 해명하고, 둘째 사적 친분 위주로 밥을 먹기보다는 범위를 과감히 넓히는 것이다. 가능한 대통령실을 넘어서, 여당을 넘어서, 야당까지도 함께하는 '합밥(?)'을 하면서 대화와 대협을 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다. 특히 대통령제 나라에서 대통령이 국회와 대화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다. 이국만리에서 무슨 연유로 국회의원들을 "이××들"이라고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의 책임과 함께 대화의 상대방임을 자각하고 사과하고 존중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하길 바란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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