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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ose@etomato.com

안녕하세요 오세은기자입니다
대한항공이 충원했다던 승무원은 다 어디로 갔을까

"승객 안전 위해 인력 보강할 필요"

2022-09-14 15:34

조회수 :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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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330-200. (사진=대한항공)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2’에 참석하기 위해 8월 3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937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베를린까지 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비엔나에서 경유합니다.
 
비엔나까지 운항되는 항공기는 보잉787-9이었으며, 이코노미석은 대략 180석이었습니다. 이들에게 물과 음식을 가져다주는 객실승무원은 남성 1명, 여성 4명으로 총 5명으로 보였습니다. 승무원 한 사람이 36명의 승객을 케어하는 셈입니다.
 
승무원들의 업무가 단순히 승객들에게 기내식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단순 업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석의 좌석 배치는 3-3이었고 그 사이 간격이 60cm 정도 돼 보였습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왔다 갔다 할 정도였습니다. 그 비좁은 통로 더군다나 상공에서 기내식을 승객 한 명 한 명에게 쏟지 않게 전달하는 게 묘기에 가까워 보일 정도였습니다. 또 비행시간이 12시간 30분이니 밤이 되면 대부분의 승객이 잠에 듭니다. 그때도 승무원은 쉬지 않고 통로를 여러 차례 오가며 승객들이 담요가 필요한 지 등을 살폈습니다. 만만찮은 업무 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높은 업무 강도에 국제선이 점차 회복되면서 객실승무원 인원도 이전으로 돌아가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거꾸로 가는 듯합니다.
 
대한항공은 2018년 탑승객 151명에게 객실승무원 6명을 배치합니다. 당시만 해도 승무원 한 명이 25명을 담당한 셈이죠. 그러다 2020년과 2022년에는 252석에 승무원을 2018년과 동일한 6명을 배치합니다. 탑승객이 100명 넘게 늘었지만 승무원 인력은 그대로여서 업무 강도만 세진 것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여객 공급 증가에 따라 월별 비행근무 인원을 점진적으로 늘렸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기내에서 제가 만난 승무원 인원은 5명이었습니다. 충원됐다던 인력들이 다 어디로 증발해 버린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항공안전법에 규정된 객실승무원 탑승의무규정(50좌석당 1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태우고 있어 안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대한항공에서 객실승무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A씨가 이전에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업무 강도 때문에 인력을 보강해 달라는 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고요.
 
1997년 8월 괌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기억하시나요? 승객 237명 승무원 17명을 태우고 괌으로 향한 이 항공기가 추락해 22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그야말로 대형사고였습니다. 이때 승무원 한 명이 케어한 탑승객은 14명이었고, 전해들은 바로는 추락한 파편 속에서도 승무원들은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뜨거운 파편을 맨 손으로 들어 올리려고 했다고 합니다. 
 
고강도 업무 환경을 위해서도 인력이 물론 보강돼야 하지만, 사고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 그 누구보다 승무원 말에 따르고 의존합니다. 승무원을 기내에서 물이나 음식을 서빙하는 직업으로도 볼 수 있지만 사고 발생 시 승객 안전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하는 직업입니다. 안전이라는 것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승무원 충원 외침이 단순히 업무 강도를 낮춰달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회사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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