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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텔레반 수준의 적군"·"한여름철 매미"…무대응 기조에도 대통령실 '부글부글'

이준석에 대통령 민생행보 묻히자 볼멘소리 터져…이준석 "체리따봉이나 기다려라"

2022-08-24 16:09

조회수 : 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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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낮은 국정수행 지지도 만회를 위해 민생 행보를 강조하는 가운데 친정인 국민의힘 내홍에 가려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갈등의 진원지인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는 끝을 모를 만큼 악화됐다. 이 전 대표 관련해 대통령실은 표면적으로는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텔레반 수준의 적군"이라는 부글부글 끓는 소리와 함께 "한여름철 매미처럼 울다 갈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윤 대통령은 23일과 24일 잇달아 민생 현장을 찾는 등 서민 경제와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모녀 비극을 안타까워하며 '약자 복지'를 언급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신월동의 대심도 빗물터널을 현장 방문해 집중호우 침수방지 방안을 검토했다. 24일에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거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며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 현상을 살피겠다고 했다. 이후 2022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청년농업인 격려와 새정부 농업발전 방향성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일 수도권 집중호우 직후에는 서울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사현장을 찾기도 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이런 민생 행보가 하나도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폭우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정부를 대표해 사과까지 했지만,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김성원 의원의 망언에 한 묶음으로 엮이며 욕을 들어야 했다. 특히 대선 기간 내내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전 대표의 잇단 여론전이 언론 주목을 독차지하면서 윤 대통령의 행보는 대부분 묻혔다. 여기에다 윤 대통령이 올해 안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통령실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확인되듯 철저한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갈등이 확전될 경우 결국 피해와 책임은 정부가 지게 된다는 판단에 따른 기로로 풀이된다.
 
이를 비웃듯 이 전 대표는 연일 장외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총질"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을 계기로 정치권 전면에 재등장한 그는 급기야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에서 윤 대통령을 "절대자"에 칭했고 '전두환 신군부'에 빗대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이 자신에게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윤리위 징계와 경찰 수사를 잘 정리해주겠다'는 제안을 건넸다는 폭로전도 병행했다. 비난 수위도 높였다. '양두구육'을 시작으로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게 제가 다시 당대표가 되는 것. 제가 심판하면 구호는 딱 한 가지, 윤핵관의 정계 은퇴", "(윤 대통령에게)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 등에 이어 지난 22일에는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면서 자신을 주인공인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대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자신의 탄원서 내용을 비판하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기 바란다"는 조롱을 남겼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미 우려스러운 인사와 수의계약, 수사 개입 정도는 일상적 뉴스로 나오고 있다"며 "그렇다고 면역이 생긴 건 아니다.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오기 직전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비아냥댔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3일 첫 공식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 탄원서에 대통령을 공격하는 단어들이 있다'는 질문에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공식 대응을 삼갔다. 24일에도 "연이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이 전 대표는)아군이 아니라 텔레반 수준의 적군"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고위 인사는 "한여름철 매미처럼 울다 갈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관계자는 "매미 소리도 여름철이 끝나가니까 소리들만 좀 들리지, (한여름처럼)그렇게 시끄럽지 않잖느냐"면서 이 전 대표의 여론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한 참모 역시 "지금 국정이 바쁜데, 그런 사람이 뭐라고 우리가 이야기를 하나"라고 반문한 뒤 "대통령이 국민 생명과 경제, 추석 물가와 관련해 (민생 현안들을)챙기기 바쁘신데 그런 문제까지 일희일비하고 대응할 시간이 있느냐"고 입에 담기를 꺼려했다.
 
다만 이 전 대표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보수진영 전체에 해악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행동은 이판사판으로 사생결단을 내려는, 퇴로가 없는 사람 모습으로 보여진다"며 "이 전 대표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보수진영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비판도 더해졌다. '준석맘'으로 불렸던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윤석열정부가 신군부라면 이 전 대표가 지금 이렇게 떠들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나경원 전 의원은 "안타까움을 넘어 이제는 같이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는 민생 이야기만 하는 게 맞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외곽에서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담당하는 식으로 가려 한다"고 내부 기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년 정치판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이 전 대표와 척 지는 건 거의 자살행위라는 걸 안다"고 혀를 내두른 뒤 "이 전 대표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똑같은 말로는 예전처럼 관심을 못 끄니까 더 센 말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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