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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영상)여권 지리멸렬에 민주당 계파별 '2색'

"경쟁력 대신 공천만 바라봐…86 퇴진도 흐지부지"

2022-08-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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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권의 지리멸렬, 동일 현상을 놓고 민주당이 계파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여권이 더 잘해야 한다'는 바람 속에는 여권의 추락으로 인한 차기 총선 이해득실을 따지는 셈법도 작용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 석 달도 되지 않았지만 정부여당의 추락은 도무지 그치질 않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3%포인트 하락한 28.9%를 기록, 30% 아래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4.0%포인트 오른 68.5%였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33.8%로, 43.5%의 민주당에 크게 뒤졌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마땅한 반전의 계기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추가적인 하락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최근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낮추는 학제 개편을 타진하자 여권에서조차 졸속 추진의 비판이 제기됐고,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을 챙기고 있다는 소문까지 무성해지는 등 계속해서 대통령실 안팎이 시끄럽다.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도 여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의 지리멸렬을 대하는 민주당의 시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친명(친이재명)계는 계속된 여권의 '헛발질'로 차기 총선에 대한 반사이익이 기대되면서 의원들이 공천에만 매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대적인 퇴진을 통해 당의 색깔을 바꾸려는 대수술이 차질을 빚을 것을 염려하는 눈치다. 
 
친명계의 핵심으로 불리는 한 중진 의원은 최근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지역구에서의 경쟁력이 우선돼야 하는데, 여권 사정이 저렇다 보니 또 다시 공천에만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도로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86그룹의 용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며 "벌써부터 자기 경쟁력은 뒤로 한 채 공천만 눈치 보는 의원들이 상당수"라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친문(친문재인)계 등 비명(비이재명)계는 20대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까지 잇단 패배에도 제대로 된 반성 한 번 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의 몰락은 당내 위기감을 와해시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의 대세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결국 차기 총선의 필패로 귀결될 것이란 게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대표적인 이가 소장파 조응천 의원으로, 그는 지난달 "지금 민주당의 쇄신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한가한 얘기가 됐다. 정부여당이 이러면(부진하면), 저희 당의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며 "우리 당을 쇄신하자고 말하면, 여당과 대통령을 비판해야지 왜 내부 총질을 하느냐고 이야기가 나오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직후만 해도 당내에서는 내후년 총선 패배가 자명하다는 위기감이 커졌는데 최근 정부여당의 실정으로 통렬한 자기반성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의원도 "상대가 못해서 덕 보는 정치를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하느냐"며 "총선을 앞둔 내년 정치판은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여야 모두 국민에게 비호감으로 자리 잡을 게 자명한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지금 정부여당의 헛발질이 민주당에 좋게만 작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며 "전당대회만 해도 반성 없이 어대명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라는 이재명 의원은 지엽적인 문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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