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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재부, 야당 의원실 찾아 '추경호 딸' 의혹 무마 시도…명예훼손 엄포까지

"명예훼손, 추 부총리 의중이냐"에 "네. 확고하시다"

2022-06-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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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박주용 기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이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며 4년 새 연봉이 36%나 올랐다며 그 배경을 의심하자, 기재부가 김 의원실을 찾아가 해당 의혹을 제기한 비서관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거론하며 보도자료 배포 무마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는 추 부총리의 확고한 뜻이라고도 했다. 담당 비서관은 이를 협박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기재부는 지난 22일 오후 김두관 의원실을 찾아가 추 부총리의 딸 연봉 인상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김 의원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통해 추 부총리의 자녀가 무기계약직으로 재직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무기계약직 평균 보수가 2018년 3181만9000원에서 2022년 4341만4000원으로 크게 인상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기간 해당 기관의 정규직 연봉은 1.75% 증가에 그쳤다. 더군다나 추 부총리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강하게 질타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할 수 있었다. 
 
2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기요금 조정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기에 앞서 해당 의혹에 대한 추 부총리와 기재부의 입장을 확인하려고 했다. 그러자 홍모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직무대행(공공정책국장)과 김모 기획재정담당관, 황모 사무관 등이 의원실을 찾아왔다. 의원실은 "홍 국장 등이 '이 의혹이 유출돼 기사로 나가면 분명 명예훼손 건이다. 의원실에서 자료를 흘려서 취재가 들어갔다 그러면 명예훼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홍 국장 등은 또 "추 부총리한테도 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다는 상황을 설명했는데, 딸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문재인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고 '딸이 파티를 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허위"라며 "입장이 강경하다"고 말했다.
 
이에 의원실 관계자가 "명예훼손으로 소송하겠다는 건 추 부총리의 의중이냐"고 묻자, 홍 국장 등은 "네. 확고하시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지금이 인사청문회도 아니고 무조건 의혹을 던지는 건 안 된다"면서 "추 부총리가 딸한테만 특혜를 주고 계속 유지하는 것처럼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명백히 명예훼손"이라고 강경입장을 유지했다.   
 
기재부는 특히 이 같은 반박에도 김 의원실이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할 경우 차후 김 의원의 입법활동 등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엄포까지 놨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홍 국장 등은 "김 의원이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고 정책들이 나오면 저희가 그걸 같이 협의하거나 조정할 의도가 있는데, 지금 이것 때문에 의원실하고 기재부가, 김 의원과 추 부총리의 사이가 벌어지면 안 좋다"며 "추 부총리가 김 의원을 찾아가 정중하게 부탁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부가 김 의원의 지역구(경남 양산을) 예산을 삭감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홍 국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게 특혜성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며 "(추 부총리가)야당 의원 시절이고, 지난 정부의 정책에 의해 일괄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실과의 논쟁에 대해서는 "추 부총리가 공공기관의 비대화된 부분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정책을 추진하는데, 따님에게 특혜를 줬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은 추 부총리 본인 취지에도 안 맞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도자료는 안 내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명예훼손 소송 언급에 대해서는 "말미에 일부 나왔던 이야기"라고 했고, 입법활동에 협조를 안 할 수 있다는 취지로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최병호·박주용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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