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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영상)단일이냐 집단이냐…민주당, 지도부 체제 놓고도 충돌

권리당원·국민여론 비율 상향에 대체로 합의…관심은 '지도부 체제'

2022-06-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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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만남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오는 8월28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선출한다.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당내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방식(룰)에 이어 구성방식(지도체제)을 놓고 계파 간 기싸움이 치열해졌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는 권리당원 비율 확대와 함께 단일지도부체제 사수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이재명 의원이 무난히 당권을 거머쥘 것을 자신하며, 지도부 내 파열음만은 막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전용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대변인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했다”며 “8월2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한다”고 발표했다.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관심은 차기 지도부 선출 및 구성방식으로 쏠렸다. 우선 지도부 선출방식 관련해 ‘권리당원·일반국민’의 비중을 높이는 데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지난 21일 “권리당원이 122만명이 넘는 상황에 맞게 대의원과 권리당원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국민 비중도 현실에 맞게 늘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초·재선 의원 모임에서도 조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으며, 이재명 의원 측도 권리당원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대체로 권리당원이 워낙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비율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분위기”라며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더라도 인지도 측면에서 이 의원이 경쟁력이 있지 않냐”고 했다. 당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97그룹(90년대학번, 70년대생)의 박용진 의원은 일반국민 비중의 대폭적 상향을 주장하며 당원 50% 대 국민 50%를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현재 민주당은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른 뒤 본선에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당원 여론조사 5%에 일반국민 여론조사 10%를 반영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크게는 당심 90% 대 민심 10%의 기형적 구조로, 당심 세부항목의 경우 대의원에서는 친문계가, 권리당원에서는 친명계가 앞선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논란은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등 차기 지도부 구성방식으로 옮겨 붙는 형국이다. 초반만 하더라도 재선 의원들이 집단지도체제를 강하게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재선 의원 20여명은 지난 9일 자체 토론회를 열고 난 이후 통합형 집단지도체제를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97기수로 거론되는 이들도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선출해 1등이 당대표를, 나머지가 순위대로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권한이 당대표 1인에게 집중되지 않고 최고위원 등에 분산되면서 다수가 당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97주자들의 경우 당대표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최고위원으로 당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면서 신진세력으로의 부상을 노릴 수 있다. 
 
반면 친명계는 현행 방식인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 1인이 당권을 틀어쥐고 당을 혁신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과 가까운 김남국 의원은 지난 15일 “집단지도체제는 이미 퇴출됐다”며 “당 지도부가 1년 365일 당내 갈등과 다툼만 하고 있어 봉숭아학당이라는 판정까지 받은 과거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계파별로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파열음만 커진다는 이유다. 
 
전날에는 친명계가 다수 포진된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토론회를 열고 단일지도체제를 우 비대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우 비대위원장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4명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각자 입장을 이야기 했다”면서도 “지도체제를 바꾸는 일은 또 다른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전당원 투표를 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은 “우 비대위원장도 전당원 투표가 필요한 것은 해야 한다고 동의했다”고 전했다.
 
권리당원 중 대다수가 이 의원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지도체제에 대한 전당원 투표는 단일지도체제 결정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10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지난 7일, 전국 성인 1014명)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의 78.6%가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11.1%로 극히 낮았다. 
 
우 비대위원장도 단일지도체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는 지난 2014년 ‘2015 전당대회의 목표와 과제’ 세미나에서 “저는 절대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대변인을 8번씩 하면서 모든 지도체제를 경험해봤지만 순수 집단지도체제일 때 당이 가장 무력했다”고 짚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2위, 3위를 한 후보가 당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비공개회의에서 싸우고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태를 너무 많이 봐 왔다”며 “순수 집단지도체제는 지도부를 무력화시키는 제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3~24일 워크샵을 거쳐 차기 지도부 구성방식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전 대변인은 이날 “전준위원들 각자가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음주에 지도체제와 선출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데드라인은 딱히 정하지 않았고 최대한 논의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21일 “통상 야당일 때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단일성 지도체제가 맞다고 보는데,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의 역량 강화나 당내 화합 등을 고려하면 집단지도체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각의 순기능·역기능이 있는 만큼 당내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보면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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