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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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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스틱인베스트 적자 평가손실 탓…주가 하락은 기회?

사모펀드 특성 고려시 약세장에 관심 가져야

2022-05-2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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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스피에 상장한 첫 번째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시 하락으로 투자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하지만 약세장에서 과감하게 투자해 나중에 큰 이익을 얻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증시 부침으로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 관심종목에 올려두는 것이 좋겠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6일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저조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작년 실적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아닌 디피씨의 것이어서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스틱인베스트는 지난해 12월17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던 상장 모회사 디피씨와 합병하면서 사명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변경했다. 재무제표에 잡힌 지난해 1분기 매출액 453억원, 영업이익 43억원, 순이익(지배주주) 39억원은 디피씨의 연결 실적이다. 이중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 실적은 매출액 81억원, 순이익 31억원으로 기록돼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온전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것이기에 영업손실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투자회사들의 특성상 이해 못할 부분도 아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낸 영업손실의 실체는 주로 평가손실이다. 스탁인베스트먼트의 사모펀드들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미국, 프랑스의 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즉 세계 곳곳에서 운용 중인 사모펀드들이 투자한 자산의 현재 평가가격이 마이너스란 의미일 뿐 자산을 매각해서 확정된 손실이 아니다. 이번 분기엔 새로 펀드를 조성하는 데 투입된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 
 
전 세계 증시가 금리 상승, 유동성 축소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인 탓에 자산시장이 위축됐고 그로 인해 투자 대상들의 시장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날고 긴다는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관련기사 참조) 
 
다만 사모펀드는 약세장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시장이 좋을 때 싸게 매입한 자산을 팔아 큰 이익을 거두는 사업을 영위한다는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과는 반대로 사모펀드를 청산할 때 발생하는 일회성 이익으로 인해 실적이 대폭 증가하는 경우도 생긴다. 
 
사모펀드는 투자목적에 따라 2년에서 5년, 길게는 10년까지도 투자한다. 투자 대상의 가격이 오르면 지분을 청산하는데 이때 성과보수가 발생한다. 지난해엔 스틱글로벌투자제1호 등을 청산하면서 845억원의 성과보수를 인식했다. 일회성 이익이지만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많아질수록 좋은 성과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사모펀드(투자조합)들은 관계기업으로 재무제표에 실려 있다. 각 조합들이 어디에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지만 얼마를 투자했는지 현재 평가액이 얼마인지 기본적인 현황은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음악저작권(저작료 청구권) 거래 플랫폼인 뮤직카우에 10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현재 뮤직카우 등과 같은 조각투자 업체들이 금융당국의 관리 하에 제도권으로 편입을 준비 중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그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약세장에 구애받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1분기 매출액이 증가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사모펀드 운용 능력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에 속한다. 경쟁사들에 비해 굵직한 규모의 딜에 참여한 횟수는 적지만 투자 잘하기로 유명했던 회사다. 
 
다만 상장기업이 되면 장외에 있을 때보다 제약이 늘어난다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다.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은 공시대상으로 분류도 투자현황 등을 공개해야 한다. 10조원을 넘으면 규제가 더 많아진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은 자회사 스틱벤처스를 더할 경우 약 5조5000억원이다. 정보공개는 민첩하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사모펀드의 특장점을 훼손하는 일이어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올해 38%나 하락했다. 합병종료일 당시 1만5000원에서 20일 9060원까지 밀려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은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저력이 발휘돼 다시 흑자전환한다면 주가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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