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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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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글로벌 톱 사모펀드 실적 급감…‘역기저’ 착시효과

KKR 1분기 적자전환…M&A 등 공격적 투자 계속

2022-05-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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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회사들도 올해 1분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종목기호 BX),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CG)은 최근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사 중 규모가 가장 큰 블랙스톤은 1분기 129%나 급증한 5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10.5% 감소한 30억달러에 그쳤으며 순이익도 전년 동기 17억달러에서 12억달러로 30.3% 줄었다.
 
칼라일은 매출액(16억달러)부터 31% 감소했다. 영업이익(7억달러)과 순이익(5억달러)도 각각 36%, 34%씩 감소한 기록이었다. 
 
그나마 두 회사는 이익을 냈지만 KKR은 그러지 못했다. KKR의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45억달러에서 올해 10억달러로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4억달러에서 -5억달러, 16억달러에서 -0.5억달러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실적만 보면 전 세계 각지에서 사모펀드를 운용하며 유명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 참여한 사모펀드 운용사도 약세장을 피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진한 1분기 성적은 역기저 효과로 풀이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작년 실적이 월등하게 좋았기에 올해 성적이 부진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생긴 것이다. 
 
2020년 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산가격이 급락한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들 3사는 엄청난 실적을 기록했다. 블랙스톤을 비롯해 칼라일, KKR 모두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평년의 3~4배에 달했다. 올해 실적이 감소하는 게 당연해 보일 정도다. 만약 올 한해 이익이 작년의 절반에 그친다고 해도 결과적으론 평소보다는 많을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 증시 분위기가 한국보다 좋지 않고 지금과 같은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어 올해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공격적인 투자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칼라일은 지난 16일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방산업체인 맨테크인터내셔널(MANT)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벌였다. 17%의 프리미엄을 더해 39억달러 이상 투입되는 인수 건으로, 맨테크인터내셔널 주식은 이 소식이 보도된 후 칼라일의 주당 인수가 부근까지 급등했다. 
 
KKR도 최근 영국에 상장된 컨투어글로벌(GLO)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17억5000만파운드, 약 21억6000만달러 규모다. 컨투어글로벌은 유럽과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전역에서 138개 화력발전소와 재생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기업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KKR의 인수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KKR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KKR이 지불한 가격은 런던거래소의 컨투어글로벌 주가에 36%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지만, 역시 인수 발표와 함께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다. 
 
블랙스톤은 최근 한국에 다시 사무소를 열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철수했다가 올해 4월 한국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국민연금 등 큰 고객들이 많아진 데다 투자방식도 다양해져 이를 노리고 재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사의 실적은 제각각이지만 이를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어느 종목을 투자후보로 선택할지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배당은 블랙스톤이 조금 앞선다. 3사 모두 2월-5월-8월-11월을 기준일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데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블랙스톤만 3%대다.   
 
한편 지난 11일에 신규 상장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 상장지수펀드(ETF)도 사모펀드 3사를 포함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두루 편입하고 있다. 이 ETF는 대체투자로 매출이 발생하는 미국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현재 편입종목이 전부 사모펀드 운용사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편입비중 1위가 규모가 큰 블랙스톤이 아니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라는 점이다. 아폴로 또한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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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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