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전연주

kiteju1011@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외면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보수정권 첫 제창

이명박·박근혜정부서 합창하거나 공식 식순에서 제외

2022-05-18 16:15

조회수 : 1,72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2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역대 보수 대통령 중 첫 사례로, 정부 국무위원들과 여당 의원들도 함께 했다.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 이후 보수정권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외면해왔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소설가 황석영씨 제안에 따라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이었던 음악인 김종률이 광주지역 노래패와 함께 만들었다. 5·18 당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야학이었던 '들불야학'에서 함께 활동한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대한 헌정곡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3년부터 공식적으로 제창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에서 합창 방식으로 불리거나 기념식 공식 식순에서 제외되는 등 논란이 됐다. 사전적으로 합창은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부르는 가창 형태’고 제창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외침’이라는 뜻이다. '제창’은 행사 참석자들에게 노래를 부를 의무가 내재됐지만 '합창'은 합창단이 부를 때 참석자들의 자유에 따른다. 
 
지난 2013년 5월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고 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따라부르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첫 5·18기념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몇 소절 따라 불렀었다. 하지만 2009년 10월 행정안전부가 공무원들에 대해 민중의례를 금지하면서 5.18의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될 수 없게 됐다. 같은 해 12월 정부는 가칭 '5월의 노래'를 국민공모를 통해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현재 5·18을 기리는 공식 기념 노래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5·18 유가족들과 오월단체들의 반발로 국가보훈처는 새 노래 제정 계획을 철회했다. 2011년 제31주년 기념식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등장했으나 광주시립합창단의 합창 공연으로만 진행됐다.
 
2013년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뒤 열린 제33주년 기념식에서도 국가보훈처가 오월단체의 제창 요구를 거부하면서 합창 형태가 유지됐다. 당시 박 대통령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이에 오월단체들은 정부의 공식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고 별도로 기념식을 치렀다. 같은 해 6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여야 국회의원 158명의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박근혜정부는 끝까지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한 이유에 대해 "보훈처가 이 노래를 기념곡으로 제창 못하게 하는 근본 배경엔 특정 단체나 세력이 이 노래를 애국가 대신 부르기 때문"이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2016년 총선 이후 여소야대 진영이 된 국회에서 여야 협치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같이 부르거나 기념곡으로 지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국론 분열'을 이유로 재차 합창단만 부르도록 결정했다. 이에 유족들과 오월단체는 5·18 기념식에 참석해 제창 거부 방침을 밝힌 국가보훈처에 항의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박승춘 처장은 기념식에서 쫓겨나다시피 퇴장했다.
 
각종 수난을 겪어온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자리를 찾은 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다. 문 전 대통령은 2008년 이후 9년 만인 2017년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앞뒤로 흔들면서 열창했다. 하지만 일부 야권 인사들은 제창 문제에 대한 논란을 이유로 따라 부르지 않았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 전연주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