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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팝 역사' 돌아본 빌보드…BTS 역대 그룹 최다

6년 간 총 12개 상…'톱 듀오/그룹' 등 3관왕

2022-05-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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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6일(한국시간·현지시간 1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 가든에서 열린 '2022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의 주인공은 올리비아 로드리고였다. 지난해 메가 히트곡 '드라이버 라이센스(drivers license)'와 '굿 포 유(good 4 U)'가 수록된 데뷔작 '사워(SOUR)'로 로드리고는 이날 7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힙합계 거물 카니예 웨스트가 6관왕, 드레이크와 저스틴 비버, 더키드라로이가 5관왕, 테일러 스위프트와 도자캣이 4관왕을 각각 기록했다. 방탄소년단(BTS)은 3관왕에 오르며 6년 연속 총 12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빌보드 역대 그룹 최다 기록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이자 80년대를 풍미한 팝 디바 자넷 잭슨이 시상자로 오르고, 90년대 후반 랩의 대중화 선봉에 섰던 퍼프 대디가 직접 프로듀서로 나선 이날 시상식은 팝의 전통도 아울렀다.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는 햇수로 3년 만에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의 환호와 열기로 뜨거웠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열풍'…빌보드 7개상 석권 
 
지난 1년은 가히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해였다.
 
빌보드 본상 격인 '톱 뉴 아티스트', '톱 여성 아티스트'를 포함해 그는 이날 '톱 핫 100 아티스트', '톱 빌보드 200 앨범' 등 9개의 상을 휩쓸었다.
 
세계 팝계에서 신인이 데뷔작으로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1998년 R&B그룹 넥스트와 2002년 아샨티가 8개 상을 석권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앞서 로드리고는 올해 빌보드에서 13개 부문에 달하는 후보 지명을 얻어내며 일찌감치 돌풍을 예고했었다.
 
2003년생인 로드리고는 지난해 스스로의 록 작법으로 Z세대 중심의 록 귀환을 주도한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달 열린 그래미어워드에서도 본상 중 하나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를 비롯해 '팝 보컬 앨범', 팝 솔로 퍼포먼스' 등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15세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하다 2019년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 스쿨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말 미국 '게펜/인터스코프 레코드'와 계약한 뒤 처음으로 발매한 데뷔 싱글이 '드라이버 라이센스'다. 이 곡은 나오자마자 '핫 100' 1위로 직행했다. 
 
당시 빌보드는 "창간 이래 데뷔 곡으로는 48번째 기록"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은 이미 입지를 구축한 가수들이었던 것에 비하면 로드리고의 사례는 놀랍다"고 했다. 그룹 푸지스로 그래미를 석권한 뒤, 1998년 데뷔곡 '두 왑(Doo Wop)'로 첫 솔로로 나섰던 로린 힐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 '사워'로 지난해 하반기엔 시원한 록 사운드로 에이브릴 라빈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Z세대를 중심으로 귀에 확 감기는 멜로디 라인이 두드러지는 팝 펑크 리바이벌 도화선이 된 앨범이다.
 
올해 7관왕에 오른 올리비아 로드리고. 사진/AP·뉴시스
 
카니예 웨스트 6관왕…드레이크·저스틴 비버 등 5관왕
 
힙합계 거물 카니예 웨스트(예·Ye)는 가스펠 장르로 올해 6관왕을 안았다. 특히 '톱 크리스천 아티스트'를 처음 수상했고, '톱 가스펠 아티스트'와 '톱 가스펠 송'을 3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캐나다 출신 래퍼 드레이크(Drake)는 '톱 아티스트'를 비롯 이날 5관왕에 오르며 역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최고 관왕의 기록을 이어갔다. 올해 트로피 갯수를 총 34개로 늘렸다.
 
호주 래퍼 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는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함께 한 '스테이(Stay)'로 '톱 스트리밍 송', '톱 컬래버레이션', '톱 빌보드 글로벌 200 송',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등 5관왕에 올랐다. 라로이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첫 수상 기록을, 비버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트로피 개수를 총 26개로 늘렸다.
 
미국 팝스타 도자 캣은 2년 연속 오른 '톱 R&B 아티스트'를 비롯해 4관왕을 안았다. 팝에서 컨트리까지 영역을 넓히는 미국 출신 테일러 스위프트는 3번째로 '톱 컨트리 앨범', 5번째로 '톱 빌보드 200 아티스트', 3번째로 '톱 컨트리 아티스트', 그리고 처음으로 '톱 컨트리 여성 아티스트'를 수상하며 4관왕을 안았다. 이번 수상으로 스위프트는 총 29개로 트로피수를 늘렸다. 드레이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총 트로피수가 많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배드 버니는 '톱 라틴 아티스트'와 '톱 라틴 남성 아티스트'를 수상하며, 톱 라틴 아티스트 부문에서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최근 가장 급부상한 콜롬비아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칼리 우치스는 '톱 라틴 여성 아티스트'와 '톱 라틴 송'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처음 상을 가져갔다.
 
지난달 그래미어워즈에서 본상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등을 휩쓴 R&B 듀오 '실크 소닉'은 '톱 R&B 송'을 받았다. 이들은 1960~1970년대풍 솔(Soul) 음악을 매끈한 현대적 멜로디로 구현해 음악계에 파격을 준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톱 R&B 아티스트'를 비롯해 4관왕에 오른 도자캣. 사진/AP·뉴시스
 
자넷 잭슨, 퍼프 대디…'팝의 역사' 돌아본 빌보드
 
공로상 격인 '아이콘 어워즈' 시상 때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동생이자 80년대를 풍미한 팝 디바 자넷 잭슨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잭슨은 "아이콘은 창작하고 탐색하며 완전 새로운 장르 개척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수백만명의 팬들을 거느리며 매일 같이 음악으로 소통을 나누는 존재"라며 '힙합 솔의 여왕'으로 불리는 메리 제이(J). 블라이즈를 수상자로 거명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블라이즈는 "매순간 장애물을 넘고 실수하며 배운 것이 나의 삶이었다"며 "제가 했던 모든 음악 활동을 이제는 수많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대신해주고 있다. 우리는 고통을 혼자 짊어지지 않는다"는 소감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90년대 후반 랩의 대중화 선봉에 섰던 퍼프 대디(션 디디)는 이날 프로듀서이자 사회자로서 무대를 종횡했다.팬데믹 이후 햇수로 3년 만에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을 위한 메신저의 역할을 했다.
 
대디는 "25년 전 이 시상식에서 첫 상을 받았는데 사회자이자 프로듀서로 서게 됐다"며 "인생의 2막, 새출발을 축하하는 자세로 임해달라. 오늘 이 축제는 여러분의 주파수를 흔들어 내면의 잠자는 어린이를 깨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음악의 사회적인 역할을 돌아보는 순서들도 있었다.
 
올해 신설된 '톱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아티스트'를 받은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은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투어 중으로, '투스텝(2step)' 무대 촬영 영상을 보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러시아 침공 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촬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시런은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와 음원 수익을 우크라이나를 위해 자선 단체 'DEC(Disasters Emergency Committee)'에 기부하기로 했다.
 
어쿠스틱 기타, 루프 머신, 회전 무대 등을 사용해 라이브를 펼친 그는 "우리는 우리 시대에 함몰과 추락을 겪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라고 노래했다.
 
'체인지 메이커' 상을 수상한 마리 코페니는 8살 때부터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네 플린트 시의 상수도의 납 검출 문제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으로 보내고, 이후도 소셜미디어 상에서 '수요일 물의 날(wednesdays for water)' 운동을 전개하며 곡도 쓰고 있는 아티스트다. 
 
맨발로 무대를 휘젓고 다닌 플로렌스 앤 더 머신, 원시 부족 같은 댄스팀 퍼포먼스와 카메라 전환 효과를 낸 트래비스 스콧, 과감한 의상으로 가사에 담긴 긍정과 자신감을 드러낸 메건 디 스탤리언 무대 등도 눈길을 끌었다.
 
공로상 격인 '아이콘 어워즈' 시상 때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동생이자 80년대를 풍미한 팝 디바 자넷 잭슨(오른쪽)이 무대에 올라 '힙합 솔의 여왕'으로 불리는 메리 제이(J). 블라이즈를 수상자로 거명했다. 사진=AP·뉴시스

BTS, '빌보드' 6년 간 총 12개 상…역대 그룹 최다
 
BTS는 이날 '톱 듀오/그룹',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셀링 송' 등 3관왕에 오르며 6년 연속 수상 기록을 안았다.
 
'톱 듀오/그룹' 부문은 2019년, 2021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지난달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4관왕을 차지한 듀오 '실크 소닉', 빌보드 차트 진입 59주 만에 싱글 1위 기록을 세웠던 록밴드 글라스 애니멀스 등 쟁쟁한 후보와 경합했다.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부문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받았다. 에드 시런, 아델, 두아 리파 등 세계적 팝스타들을 제쳤다. '톱 셀링 송' 부문에선 '버터'가 두아 리파 '레비테이팅(Levitating)', 에드 시런 '배드 해빗츠(Bad Habits)'를 제치고 수상했다. 해당 부문 역시 지난해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이로써 BTS는 지난 6년 간 총 12개 상을 받게 됐다. 빌보드 사상 그룹으로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재미교포 출신 K팝 가수 알렉사는 최근 미국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American Song Contest·ASC) 우승자 특전으로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빌보드뮤직어워드는 그래미,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음악성과 작품성, 사회적 영향에 무게를 두는 그래미와 달리, 차트 성적이나 음반 판매량 등의 성과 지표에 큰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 보다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부터 시작돼 그래미(1958년 시작)나 아메리칸뮤직어워즈(1974년 시작)보다 역사 또한 짧다.
 
선정방식 역시 전문가 집단의 투표로 이뤄지는 그래미와 다르다. 대중 투표로 이뤄지며, 유튜브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의 비중 또한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 같은 산정 방식 때문에 최근에는 차트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올초부터 이를 의식한듯 차트에선 기존 한 주에 1인(1계정)당 4번까지 집계되던 방식을 1계정 당 1건만 인정하기로 했고, 올해 시상식에선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없애기까지 했다.
 
지난해 빌보드뮤직어워즈에서 화상으로 '버터' 무대를 꾸민 방탄소년단. 사진=AP·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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