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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작년 대기업 인건비 12.8% 상승…고용 증가율 0.2% 그쳐

삼성전자, 인건비 15.8조…전년비 20.3%↑

2022-04-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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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임직원 인건비는 전년보다 13% 가까이 늘었지만, 고용 증가율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인건비를 가장 많이 올린 기업은 삼성전자(005930), 임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메리츠증권(008560)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 2019년~2021년 3개년 인건비·고용·평균 연봉 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인건비는 74조7720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다. 앞서 2019년은 64조3282억원, 2020년은 66조2873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임직원 수는 77만6628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0.2% 상승한 것에 그쳤다. 지난해 임직원 수는 2020년 77만 5310명보다 1300명 넘게 증가했지만, 2019년 77만9365명보다는 2700명 이상 줄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1년 새 인건비가 8조원 넘게 많아졌지만, 실제 고용 일자리는 1400명도 늘지 않았다"며 "이는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더 많은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인건비 증가=고용 증가' 공식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기업 120곳 임직원 인건비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조사 대상 120개 기업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9628만원으로 9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2020년 8549만원보다 12.6% 오른 수치다. 임직원을 다시 임원(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부장급 이하)으로 구분해 보면 지난해 임원 평균 급여는 4억1986만원, 일반 직원 평균 급여는 9350만원으로 4.5배 수준의 격차를 보였다. 
 
임직원 인건비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임직원 급여 총액은 15조8450억원으로 전년 13조1676억원보다 2조6773억원(20.3%)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는 2020년 2조6354억원에서 2021년 3조3379억원으로 7024억원, 현대차(005380)는 같은 기간 6조2978억원에서 6조8872억원으로 5893억원 증가했다. 
 
또 임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증권이었고, 상위 10위권 기업 중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이 포함됐다.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사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임직원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 급여는 2억49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다음으로 카카오(035720)(1억7200만원), SK텔레콤(017670)(1억6229만원), NH투자증권(005940)(1억5808만원), 삼성전자(1억4464만원), 미래에셋증권(006800)(1억4449만원), 네이버(1억2915만원), 삼성화재(000810)(1억2679만원), 삼성SDS(1억1900만원), 삼성생명(032830)(1억1561만원)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은 자동화, 기계화 등으로 고용 인력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상과 회사 수익 창출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으로 내부 직원의 임금 수준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중소기업의 연봉 수준이 대기업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문제가 인재 유탈 등 기업 생태계는 물론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2개 업종별 매출 10위권에 포함되는 120개 대기업이며, 조사는 이들 기업의 최근 3개년 사업보고서를 참고해 이뤄졌다. 
 
조사와 관련된 임원은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 기준이고, 일반 직원은 임원을 뺀 부장급 이하 기준이다. 연구소는 일반 직원의 평균 급여(연봉) 등은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전체 임직원(임원, 일반 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와 직원 수에서 임원을 따로 제외해 별도 계산했다. 임직원 수는 휴직자 등을 제외하고, 급여 산정에 필요한 인원수를 기준으로 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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