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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쩐의 전쟁' 벌어진 전자·반도체업계

2022-04-20 18:01

조회수 : 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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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반도체업계에 이른바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업체들은 경기 침체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R&D(연구개발), 공장 신·증설, 설비 확보 등에 아낌없이 투자를 단행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또 기존 산업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신기술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 투자에 48조2222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25.26%나 늘어났습니다. 1년 새 10조원이나 투자를 늘린 겁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 전체 투자금의 90%가 넘는 43조5670억원이 집행됐습니다.
 
올해에도 이같은 반도체 사업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돌입합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1조원)에 달합니다. 이는 1997년 텍사스주 오스틴 1공장 설립 이후 약 25년만의 두 번째 생산기지입니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도 전문 인력들이 미국 테일러시 공장과 한국을 오고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질 없게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평택 3공장(P3)의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4공장(P4) 인프라 투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연구개발)에도 22조5954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이는 전년 21조2209억원보다 6.5%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삼성전자의 연간 기준 R&D 지출액은 지난 2016년 14조7923억원, 2017년 16조8032억원, 2018년 18조6504억원, 2019년 20조1929억원, 2020년 21조2209억원으로 올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 불어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5.5% 증가한 3조604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이 역대 최대치입니다. 올해에는 총 4조3000억원을 R&D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LG전자는 올해 설비 투자에도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4조2965억원을 집행할 계획입니다. LG전자의 설비 투자액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원대에 머물러 왔으나, 올해에는 설비 투자액을 올해 4조원대로 상향했습니다.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가 지난달 열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전 등 주력 사업의 경쟁 지위 개선을 통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 모델 확충 및 사업 방식 강화를 통한 질적 성장과 이를 위해 필요한 신사업, 기반 기술 등의 미래 준비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밝힌 대목도 이같은 대규모 투자 전략과 맥을 같이합니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 의결한 블록체인, 의료기기 등 신사업 확장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연구개발비용이 2019년 3조1885억원, 2020년 3조4819억원, 지난해 4억447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설비투자에는 전년 대비 35.1% 늘어난 13조364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약 4조원이 늘어난 셈입니다.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내 공장 설립, 미국 R&D 센터 건립,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 공동 인수 등의 주요 사업이 SK하이닉스의 올해 핵심 투자처로 꼽힙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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