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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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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장소를 찾아 다행?이라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2022-03-16 17:30

조회수 :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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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교육 2일차, 처음으로 울진·삼척의 산불피해 현장을 가 르포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수습인원이 4명으로 2명씩 팀을 짜 울진과 삼척을 각각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팀은 삼척지역을 맡게 됐고 피해가 가장 큰 현장과 집을 잃어 이재민이 많이 있을 대피소를 찾아 동선을 정했습니다.
 
삼척에 도착해 계획했던 산불 피해 현장으로 택시를 통해 이동하면서 택시기사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눴습니다. 무엇 때문에 왔냐는 기사님의 물음에 인턴기잔데 산불 피해현장 취재하러 왔다고 답했습니다. 기사님은 울진이 더 심하지 않냐뉴스에서 울진 산불이 삼척까지 번졌다고 보도됐지만 위치가 행정구역이 울진과 겹쳐진 지역이라 여기저기 지인의 걱정 전화로 당황했다고 농담도 했습니다.
 
예정 장소에 도착하니 산불로 대피소의 주민들은 이미 해산한 상태며 마을 역시 언제 불이 났는지 모를 정도로 평범했습니다. 근처 읍사무소에 여쭤보니 산불이 울진에서 번질 때 이틀간 주민들이 머물다 주불이 진화된 후 모두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습니다.
 
계획이 틀어지면서 마음이 촉박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삼척시청, 산림청 등 급히 전화하면서 피해지역이 가장 큰 곳은 어딘지 다시 찾았습니다. 장시간 끝에 동해시 만우동으로 장소를 정하고 마을에 발을 들어서자 화재로 무너져 버린 주택이 보였습니다. 그때 당시 ! 있다라는 반가운? 감정이 먼저였습니다.
 
구도와 멘트를 정하고 참혹한 현장을 촬영한 후,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모인 임시거주지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앞서 설명한 오묘한 감정은 이재민들과 자원봉사단체들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감시간이 임박해 이재민과 자원봉사자의 인터뷰를 확보하고 최대한 빨리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 기사 모두 출고되면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복잡한 감정과 함께였습니다. 
 
재해현장과 이재민을 봤을 때 처음 들었던 그 반가운? 감정은 무엇인지, '일을 해야 하는 기자'라서인지 '급한 상황에서의 본모습'인지 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걱정 가득한 이재민의 눈과 정부의 형평성 없는 보상지원 문제점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특히 취재도중 전소된 주택잔해를 치우던 한 남성의 취재해봤자 달라지는 거 없다. 대형 방송사도 이미 다 왔었고, PD랑 싸우기도 했다는 말과 소방대원이 물이 없다는 이유로 진압을 못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한 사장님의 목격담을 큰 방송사에 다 얘기했지만 막막하죠라고 말하는 부분만 편집해 올리기만 한다라는 호소가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현장에 출발하기 전 르포를 잘 쓰기 위해서 쉽게 동조해서 눈물만 흘리다 오면 안된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취재해야한다등 팁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취재를 했던 기자로서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했는지 한 발자국더 가야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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