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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수소시장, 2050년 3천조…'ESG' 중심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

(신산업혁명 도래①)제레미 리프킨 "세계 경제·권력 구조 재편"

2022-02-16 06:00

조회수 : 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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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18세기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생산 방식의 변화는 현재에 이르러 그 속도를 점차 가속해 더 높은 차원의 발전으로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커다란 흐름은 신기술, 친환경 등 계속해서 등장하는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요구한다. 급변하는 추세에 대응하지 못하면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 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뉴스토마토>는 '신산업혁명 도래'란 연중기획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현황을 짚어보고, 더 나아가 미래를 준비할 방안을 마련해본다. (편집자주)
 
글로벌 산업계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 친환경 이슈인 탄소 배출 규제와 탄소중립에 맞춰 수소 에너지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겁다.
 
16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은 오는 2050년 연 3000조원 규모에 달한다. 수소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연평균 약 6%씩 성장해 오고 있다.
 
글로벌 수소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맥킨지는 글로벌 수소 수요가 지난 2015년 8엑사줄(EJ), 2020년 10EJ, 2030년 14EJ, 2040년 28EJ, 2050년 78EJ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EJ은 전 세계가 하루 동안 필요로 하는 에너지다.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제레미 리프킨 이사장은 2002년 저서 '수소경제'에서 수소는 인간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선정 디자이너
 
수소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190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화석 연료가 환경문제로 주춤하면서다. 수소는 지역적 편중 없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보편적 자원이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탄소와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고 부산물이 물뿐인 깨끗한 에너지다. 수소 에너지가 상용화된다면 2050년 에너지 지형도는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산업계에서는 이미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맥킨지와 세계 20개국, 109개사 최고 경영자들이 모인 수소위원회에서 발간한 '수소 인사이트 보고서'에는 지난해 8월 기준 수소와 관련한 전 세계 대규모 프로젝트는 총 359건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2월 131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약 5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 관련 신규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유럽에서 나왔다. 이외 지역에서도 프로젝트 수는 75% 이상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사업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 발표 이후 각국에서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는 등 친환경으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에어버스가 지난 2020년 9월 공개한 탄소배출 제로 항공기 컨셉. 사진/에어버스
 
코트라가 지난해 펴낸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사례'를 보면 미국 생활용품 제조업체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2040년으로 잡고 아마존 플랫폼 내 지속가능성 인증제품 전용 코너 '기후 서약 프렌들리'에 55개 제품을 등록·판매하고 있다. 이는 파리 협정의 탄소중립 목표 2050년보다 10년 앞당긴 목표다.
 
앞서 아마존이 지난 2019년 기후 변화 대응 기구인 글로벌 옵티미즘과 공동으로 기후서약 캠페인을 발족하고 자사 온라인 마켓 참여사들에 캠페인 참여를 권장했다.
 
프랑스 기업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상용화 할 수 있는 '탄소배출 제로' 항공기를 만든다. 지금까지 세 가지 컨셉 모델이 공개됐으며, 이들은 모두 수소 동력을 이용한다. 코드명 '제로e'로 불리는 항공기는 세 가지 종류가 공개돼 있다. 터보팬을 갖춰 대륙 횡단을 할 수 있는 모델, 터보프롭 엔진을 이용한 단거리 항공기, 날개와 동체가 붙은(BWB) 미래형 디자인 등이다.
 
에어버스는 이달 15일~1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제로e 모델을 전시하고 지속 가능한 항공우주 산업 개발에 대한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도 수소차 도입에 한창이다. 미국 GM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세계 공장을 100% 재생 에너지로 가동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ESG 경영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기업 스스로 이를 주도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동적인 대응이 아닌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기존 비즈니스가 잘 전환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부 환경 변화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을 넘어 (ESG를) 주도하는 것이 기업이 경쟁 우위를 지키는 데 또 다른 차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를 활용한 탄소중립에 대해서도 "기업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실질적 글로벌 공급망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경제의 장점을 살려 나가면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표진수·이범종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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