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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7글자로 알리는 공약…윤석열, 박근혜식 '단문' 메시지

"여성가족부 폐지"·"병사월급 200만원"…메시지 간결성·선명성 높여

2022-01-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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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단문 형태로 메시지 전달 방식을 바꿨다. 과거 단문 메시지 전달에 강점을 보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간결성과 선명성이 강화됐지만, 메시지의 근거나 설명이 부족해 정책 신뢰성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말실수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됐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10일 선대본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간결한 메시지가 전달력이 좀 더 있지 않겠냐는 얘기는 선대본부 전에도 여러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고민 끝에 간결화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은 것 같다. 간결한 메시지로 갈 수 있는 건 그쪽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봉합 이후 윤 후보의 페이스북 메시지가 단문 형태로 간결해진 것에 대한 자체 평가였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문으로 공약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사진/윤 후보 페이스북 캡처
 
윤 후보는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자 단문으로 정책 공약을 던진 후 9일에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또 다른 단문 공약을 내놓는 등 이전보다 간결한 형태로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자신 일정과 관련한 공약을 장문으로 올리며 페이스북을 활용했다. 대구·경북(TK)을 찾으면 TK 지역경제 공약을 올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와 함께 SNS 플랫폼을 활용한 정책 전달을 본격화하며, 메시지를 축약하는 형태로 변화를 줘 간결성·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정책본부가 해당 공약을 인지하는 못 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가부 폐지)그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한 것은 아니다"라며 "발표 당시에는 몰랐다. 대신 직후에 후보와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 발표 이후 부처 폐지가 아닌 명칭 변경이라는 대변인 발언이 나와 혼선을 빚자, 윤 후보가 다시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가 맞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호텔에서 열린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윤 후보의 변화된 메시지 방식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이 강점을 보이던 단문 메시지 전달을 떠올리게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 외에도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 "참 나쁜 대통령", "대전은요?" 등의 단문 메시지로 민심을 휘어잡았다. 다만 '수첩공주'라는 비판과 함께 철학 부재에 대한 지적도 뒤따랐다. 윤 후보의 경우 '전두환 미화' 등을 비롯해 정치 입문 이후 줄곧 실언으로 지지율을 잃은 상황에서, 정제되지 않은 긴 발언보다 축약된 메시지가 혹시 모를 말실수를 방지하는 동시에 대중의 이해를 돕기 쉽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단문은 그 자체가 주목을 받으며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켜 메시지를 빠르고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후보의 정책 공약이기 때문에 부연설명 정도는 있어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자칫하면 정책, 공약을 활용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끝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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