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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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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늦추지 않는 이재명…"3대 변수는 TV토론, 부동층, 대장동"

이재명, 연말·신년 여론조사서 골든크로스…"경거망동 말라" 집안 단속

2022-01-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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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연말·신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율 '골든크로스'를 달성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집안 단속에 돌입했다. 대선이 60일 넘게 남은 데다 부동층 표심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돌발 악재가 산재해 경거망동하거나 승리 분위기에 취해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TV토론, 부동층 향방, 대장동 의혹을 3대 변수 정하고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5일 복수의 이재명 후보 측,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새해 민주당에 "상황을 낙관해선 안 된다"라는 경계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이 60일 이상 남았고, 차후 몇 번의 예측할 수 없는, 통제가 안 되는, 결정적 변수들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의 지지율 상승세에 취해 경거망동하지 말자는 것. 최근 연말·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다자·양자대결에서 윤 후보를 꺾는 성과를 거뒀다. 3대 승부처로 꼽혔던 2030 표심에선 윤 후보를 제쳤고, 부동산에 민감한 서울 민심도 이 후보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물론 국민의힘 선대위에 닥친 내홍과 윤석열 후보의 실언 등이 겹친 반사이익 효과도 컸다.
 
이 후보의 후원자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4일 당 소통플랫폼인 '이재명 플러스'를 통해 경계령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가 조금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고, 국민들이 이 후보의 진심과 윤 후보의 정체를 조금씩 아시게 되는 것 같다"면서도 "조금도 안심할 때는 아니고, 선거는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고 경계했다. 이 전 대표는 "자만과 방심이 용납되었다가는 순식간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도 했다. 
 
국가비전과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비전회의에 입장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가 경거망동 경계령을 발동하고, 이 전 대표가 집안 단속에 나선 것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최근의 골든크로스는 이 후보가 잘 했다기보다 윤 후보의 실언과 부인 김건희씨 의혹,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 등 상대의 실점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윤 후보의 실점이 이 후보가 아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차후 판세의 중대 변수로 꼽은 건 TV토론, 부동층 향방, 대장동 의혹 등 3가지다. TV토론은 이 후보가 자력으로 윤 후보에 비교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TV토론을 통해 "제가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고 일갈, 장인의 좌익경력 의혹을 정면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제가 MB(이명박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으로 '안철수=MB 아바타'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며 지지율이 추락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TV토론을 통해 이 후보의 유능 대 윤 후보의 무능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중도층과 부동층이 본인들의 눈과 귀로 이 후보의 강점과 윤 후보의 문제점을 직접 목격하도록 하는 게 1차 목표"라면서 "설혹 토론이 진흙탕 싸움이 되더라도 각종 선거와 행정 등에서 단련된 이 후보가 정치신인 윤 후보보다는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각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으로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말을 듣는 이번 대선에선 그 어느 때보다 부동층의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2030세대, 부동산민심, 자영업자 생계민심이 관건이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매주 실시하는 '선거 및 사회현안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후보 다자·양자 대결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음' 또는 '잘 모른다'라고 응답한 부동층은 약 10% 안팎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부동층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의 고정 지지층을 30%라고 했을 때 선거 캠페인을 부동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윤 후보의 하락세, 안철수 효과, 코로나19 등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동층 표심을 살피고 설 명절에 즈음해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변수는 대장동 의혹이다.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수용키로 하고, '돈 받은 자=범인'이라며 대장동 몸통으로 국민의힘을 정조준했지만, 이 후보에 대한 의혹도 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향방을 보면서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을 방어하고 가짜뉴스 차단 등으로 대장동 문제를 최대한 수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후보 또는 선대위 차원의 실언에 대해서도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그는 "윤 후보가 '1일 1실언'으로 곤란을 겪었듯 결국 한 표 한 표가 소중한 대선에선 말 실수가 적은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탄핵 총선에서 정동영 의장이 노인 폄하 발언을 했다가 역풍이 불어 대승을 놓친 학습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과국민통합위원회 광주 비전회의'에 참석 뒤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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