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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맹폭 당한 미국·유럽…방역 강화에 미온적인 이유는

미국 하루 확진자 40만 육박…영국, 오미크론 감염이 90%

2022-01-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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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부터 맹폭을 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에 육박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지난해 팬데믹 시작 후 최다 감염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는 역설적으로 방역규제 강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만큼 과거의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보다 덜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7일 동안 미국의 일평균 확진자 수는 39만6490명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자체 집계를 한 결과 지난 1일 기준 일평균 확진자가 38만 692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동부와 서부의 대도시 지역에서는 매일 수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신규 환자가 수직으로 늘고 있다"며 현상황을 전례 없는 사태로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은 강력한 방역 규제 보다 백신 접종 독려 등 개인 방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과 부스터 샷을 맞은 사람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약하다"며 입원 환자와 사망자 추이에 방역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거센 와중에 방역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무증상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5일로 줄였다.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 접종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해도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유럽 국가들도 오미크론발 확진자 급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일 유럽의 신규 확진자는 73만 9684명으로 지난해 팬데믹 시작 후 최다행진을 이어갔다. 프랑스가 21만91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16만1692명), 이탈리아(14만1353명) 등이다.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하루 감염자가 수만명씩 쏟아졌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의 중심에 있는 영국의 대응은 미국과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진자의 90%가 오미크론 감염인데도 불구하고 사적 모임이나 대규모 행사를 제한하지 않았다.
 
전면 봉쇄 등 적극적인 방역 규제에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데일림일 기고글에 "자유를 억제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런 제한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길 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강력한 봉쇄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달 28일부터 실내 모임 인원 10인 제한 등 강화한 제한 규칙을 적용한다. 네덜란드는 이달 14일까지 슈퍼마켓과 약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 영화관 등의 문을 닫도록 했다.
 
영국과 미국의 정반대 행보 배경에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오미크론의 경미한 증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수 폭증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기준 글로벌 코로나19 사망자는 7605명이다. 7일 동안 일평균 사망자 수도 6269명 수준으로,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현지 ZDF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조금 덜 위험한 것처럼 보인다"며 "2022년에는 터널 끝에 불빛이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폐 손상을 덜 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포함한 12개 팀 이상의 연구에서, 오미크론이 델타 등 다른 변이보다 폐 손상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쇼핑객들이 옥스퍼드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급증에도 연내 연방 차원의 추가 방역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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