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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의 시선)"폐간시키겠다"던 이재명의 TV조선 나들이

2021-11-22 09:06

조회수 : 3,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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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22일 TV조선이 주최하는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다. 언론 행사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데다, 특히 언론이 주최하는 각종 포럼의 경우 '장사'라는 인식이 매우 강한 그여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TV조선 장사에 기꺼이 얼굴마담 역할을 자처한 의중이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이 후보는 언론, 특히 보수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하다. 최근에는 시민들 개개인이 언론이 돼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고, 참된 진실을 널리 알려달라는, 기존 언론이 집중하지 않는 상대 후보의 잘못도 지적해달라는 제2의 손가락 혁명 촉구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조··동과의 전쟁'에 빗댈 정도로, 발언 곳곳에 기존 언론의 편파적 보도에 대한 격앙이 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는 바로 하루 전인 21일 대장동 분양대행업체가 남욱 등에게 건넨 43억원이 성남시장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보도를 "음해"로 규정하는 등 강하게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대장동 의혹을 이 후보와 연관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자칭 대한민국 1등 신문으로, 앞서 이 후보의 아들이 대장동 관련 회사에서 일한다는 오보를 썼다가 사과와 함께 정정한 바 있다. TV조선은 조선일보가 출자해 만든 종합편성채널이다.  
 
TV조선과의 악연도 만만치 않다. 2017년 민주당 경선 당시 그는 "'이 양반아'를 '야 임마'로 창작하는 조선일보, 이런 악성 언론이 나라를 망쳤다"고 했고, 형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등을 제기한 TV조선을 향해서는 "조작 보도를 했다"며 "TV조선에 전면전을 시작한다. 민주공화국을 마비시키는 독극물 조작언론을 반드시 폐간시키겠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구원이 풀릴 마땅한 계기가 없었음에도 이 후보는 TV조선이 주최하는 포럼에 기꺼이 참석키로 했다. 
 
이렇게 언행이 오락가락하면 이 후보가 기대하는 언론 환경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묵묵하게 현장과 진실만을 좇는 다른 언론사들에게 던지는 시그널과 그들이 느낄 착잡함도 고려해야 마땅했다. 이번 충청권 일정을 함께 했던 마크맨들을 2박3일 내내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제쳐두고 우호적 유튜버들과는 번개모임까지 하며 질문을 받았던 모습과 이번 TV조선행이 어떻게 비쳐질지도 고민해야 한다. '조선'의 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씁쓸한 아침이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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