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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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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알미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빠른 대응 나선다

총 437억 유증 결정…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시설투자 150억 중 120억 유증으로 조달

2021-10-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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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지난 3년 동안의 적자행진을 끝내고 올해 턴어라운드(흑자전환)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조일알미늄(018470)이 43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용 양극박 소재사업의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관련 시설 투자 자금을 조달해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고가 수준에서 발표된 대규모 유증으로 인한 투자자의 실망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가는 연일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조일알미늄이 실적 반전을 통해 주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뉴스토마토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일알미늄은 연초 이후 최근 급락세를 타기 전까지 주가상승률이 420%(지난 15일 종가 기준)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낙폭은 24.4%를 나타냈다. 주가 하락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소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일알미늄은 기발행주식총수의 19.49%에 해당하는 2000만주(주당 2185원 예정)를 신규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총 조달자금은 437억원 가량이다. 기발행된 주식 대비 20%에 달하는 물량 부담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발행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지난 22일 종가 대비 유증 예정 가격이 여전히 11% 가량 낮은 상황이다.
 
회사 측 대주주는 배정물량의 80% 가량 청약 참여를 밝히며 증자의 필요성에 대해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다. 조일알미늄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배정 주식 716만9548주(157억원) 중 130억원 가량의 청약 참여를 예정하고 있다. 
 
기업실사를 진행한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4.81%로 이번 유증 이후 예상되는 지분율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변동에 따른 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유증 발표로 인해 주가는 약세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신주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우려를 실적 개선으로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알루미늄판 임가공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조일알미늄은 최근 3년 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82억원, 2019년 122억원, 2020년 4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코로나 확산 이후 경기 회복 기대와 알루미늄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재무적인 안정성도 개선되고 있다. 조일알미늄의 올 상반기 부채는 183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4.97%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46.4% 가량이다. 지난 3년 동안의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부채비율이 2018년 90.6%에서 2019년말 155.0%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말 차입금 일부 상환과 올해 상반기 이익의 증가로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가 소폭 개선됐다. 
 
회사 측은 "최근 알루미늄 수요 증가와 판매단가 인상을 통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향후 재무 상황은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알루미늄 가격은 고점을 찍은 이후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알루미늄 가격과 연동되는 회사의 실적 흐름이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일알미늄이 이번 유증을 결정한 배경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양극박 시장 선점을 위한 목적이다. 조일알미늄은 지난 8월 롯데알미늄과 2차 전지용 양극박 소재 사업 공동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알미늄에 공급하는 2차 전지 소재는 전지 내 필수 소재인 양극박에 포함되는 알루미늄박이다. 알루미늄박은 양극박 내에서 전기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집약해 전기화학 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소재에 해당된다.
 
조일알미늄은 해당 원자재 공급량 확충을 목표로 공급량을 기존 5천톤에서 4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150억원 규모의 열간압연설비 투자를 지난 7월 발표한 바 있다. 해당 투자를 위해 이번 유상증자 자금 중 120억원을 설비 일부의 확충과 보강에 사용한다. 해당 설비는 내년 12월 설치가 완료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번 유증의 총 조달자금 중 130억원에 대해서 최대주주 측이 참여할 예정인 만큼 유증 자금 중 시설투자자금은 사실상 대주주가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도 밝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조일알미늄은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알루미늄 슈퍼 사이클의 시작점에 서 있고, 글로벌 수급의 미스매치로 인한 알루미늄 사이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2022년에도 올해 대비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조일알미늄의 매출을 4422억원,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망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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