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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 마스크' 섣불렀나…하루 확진자 5만명 육박

'자유의 날' 선포 3개월…확진자수 세계 최고

2021-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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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지난 7월 코로나19로부터의 '자유의 날'을 선포한 영국이 코로나 재창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5만명까지 치솟고, 주간 평균 사망자가 800명 넘게 쏟아지고 있다. 백신 모범국으로 꼽힐 만큼 접종율이 높지만,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8703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 주간 평균은 4만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확진자 급증이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 플러스 변이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지만 기존의 델타 변이 보다 10~15% 정도 전염력이 더 강하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전히 해제한 지난 7월19일, 젊은이들이 '자유의 날' 파티를 열어 춤을 추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최근 확산세가 델타 플러스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BBC방송에 따르면 실제로 델타+ 감염 사례는 최근 신규의 약 6%에 불과하다.
 
때문에 마스크 미착용 등 섣부른 방역 규제 완화 등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에 무게가 길린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은 지난 7월19일을 ‘자유의 날’로 선포하고 규제 조치를 대폭 없앴다. 대다수 국민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적 만남에 제한이 없이 생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 겨울 확산세가 우려된다면서도 방역조치 재도입을 뜻하는 '플랜B' 도입 계획은 검토만 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마스크 의무화 등을 담은 ‘플랜B’를 적용하겠다고 밝힌바 바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의료체계에 심각한 부담을 미치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일한 인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역시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겼지만, 신규확진자가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20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및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전날 399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 수다.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 완료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를 채택했다. 그러나 높은 백신 접종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역 고삐를 다시 죄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말하는 '위드 코로나'를 시행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르면 23일 국민 70%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체계 전환시점은 11월 1일부터가 유력시 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속 방역 대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마스크 벗는 등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집단면역은 80%에 이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마스크와 집합금지, 영업 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독일 코호연구소가 분석한 것으로 접종률 85%을 넘기면 강력한 통제 효과가 발휘돼 거리두기 등과 같은 방역 조처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더라도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묻는 질의에 "마스크 벗기가 섣불리 나타나지 않도록, 국민들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선 항공권 매출이 늘어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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