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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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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윤석열 징계는 적법…정직 2개월도 가볍다"(종합)

재판부 사찰 문건·채널A 사건 수사 방해 등 징계 사유 인정

2021-10-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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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이 부당하다면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오히려 징계 수위가 낮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는 14일 윤석열 전 총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도 적법하고, 징계 이유도 대부분 타당하다고 봤다. 정직 2개월 징계도 가볍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인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와 수사 방해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작성한 재판부 분석 문건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수집된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를 보고받았는데도 위법하게 수집된 개인정보들을 삭제 혹은 수정하도록 조치하지 않고, 오히려 문건을 대검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채널A 사건 감찰 방해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은 대검 감찰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 그 직무 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면서도 "이 사건의 경우 대검 감찰부장의 감찰 개시 보고에 이와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전 총장이 적법하게 시작된 감찰을 중단하고, 대검 인권부가 사건을 조사하게 해 검찰의 독립성 보장 의무와 공정한 직무수행 의무, 법령 준수 의무와 검찰 공무원 행동 강령을 위반했으므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같은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 역시 징계 사유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고는 최측근으로 인식되던 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 사건에 관련돼 있었으므로 채널A 사건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되거나 최대한 자제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며 "수사 지휘권 위임 취지에 반해 소집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전문수사자문단의 소집을 직접 지시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부장회의의 반대에도 이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퇴임 후 정치 활동을 시사하는 언행으로 검찰 업무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는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한 국정감사 발언의 내용 자체로 볼 때 퇴임 후 정치 활동을 할 것임을 명백히 밝혔다고 볼 수 없다"며 "퇴임 후 정치 활동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는 취지로 국정감사 발언을 한 것이라면 언론 등에서 위 발언을 정치 활동 의사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해도 그 책임을 원고에게 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정직 2개월 징계의 적절성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인정된)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면직 이상의 징계가 가능하므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은 양정 기준에서 정한 징계 양정 범위의 하한보다 가볍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기피 신청을 받은 징계위원이 의결 절차에서 퇴장한 후 남은 3명의 징계위원만으로 진행된 기피 신청 의결은 7명 중 과반에 미달해 무효란 윤 전 총장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피 신청만으로 기피 신청을 받은 징계위원이 기피 의결을 위한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출석위원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받은 징계위원이 그 의결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퇴장했다고 해도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출석위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선고 직후 항소 방침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소송대리인 손경식 변호사는 "혹시라도 재판부께서 오해한 부분이 있다거나 피고 쪽이 제출한 자료 중 신빙성 없음이 명백한데 신빙성 있는 자료로 잘못 받아들여졌다든가 하는 자료를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16일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징계 사유로는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정직 2개월 징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며 집행 정지 신청과 징계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집행 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징계위원회 진행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고, 재판부 분석 문건은 공소유지를 위해 일회성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채널A 사건도 객관적으로 수사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이완규(왼쪽)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법무부 장관 상대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마친 뒤 패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유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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