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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이 집어삼킨 법사위 국감

2021-10-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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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올해 국정감사 블랙홀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입니다. 특검 요구 팻말 부착을 두고 여야 간 설전으로 파행하는가하면, 기관장 앞에서 원하는 수사 방향을 촉구하기도 합니다.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불협화음이 컸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대법원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석에 붙은 대장동 특검 도입 촉구 팻말로 설전이 오갔습니다. 결국 오전 국감은 한 시간 파행됐다가, 여야 합의로 팻말을 떼어낸 뒤 재개됐습니다.
 
이날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에 관한 야당 질의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여당의 견제 한가운데서 애를 먹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에 대한 재판연구관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재판 독립을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을 수차례 찾아갔는데 김 처장도 같은 경험이 있느냐는 식의 질의도 이어졌습니다. 여당은 침소봉대라고 맞섰습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5일 법무부 국감에서 되풀이됐습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압수수색으로 전화기가 몇 개인지, 제대로 확보했는지 반복해서 물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윤 전 총장 장모의 보석 당시 거주지와 실제 머무는 곳이 다른 것 같다며 확인해 조치하라는 식으로 견제했습니다.
 
특검 도입 촉구를 위한 질의가 반복되자 기관장이 불쾌한 심경을 몇 차례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특검 도입을 거론하고 "민주당이 이 지사를 지키려고 하면 할수록, 특검을 안 받으려 할수록 몰락의 길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을 보고 정치해야지, 장관이 어떻게 자기 당만 보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박 장관은 "논리 비약이(있다)"고 답했습니다. 과거 자신이 특검 도입이 정쟁을 해소할 '파이널 게이트'라고 한 점에 대해서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했습니다.
 
비슷한 질의와 대답이 하루종일 반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정책 질의는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기관장들은 '대답 자판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 관련 자신의 주장을 장황하게 펴 놓고는 "어떻게 보시나" "맞죠" "네, 대답 못하시겠죠" 등으로 '답정너' 질의를 폈습니다. 답변하지 못할 수사 상황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가 의원 스스로 답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다른 상임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팻말로 설전이 이어져 정화와 개회가 반복됐습니다. 국방위원회 국감은 같은 내용이 적힌 피켓으로 여야 간 갈등이 격화돼 무산됐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 이번 국감은 여야 간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유권자의 주목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사지휘에 가까운 질의와 정책에 앞선 정쟁이 반복된다면, 이번 국감도 정치에 대한 냉소만 남기게 될 것 같습니다.
 
품격 있는 국감을 볼 기회는 아직 남았습니다. 12일에는 헌법재판소 국정감사가 열립니다. 14일에는 서울고검과 중앙지검 국감, 18일에는 대검 국감이 예정돼 있습니다.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법사위 직원이 국민의힘에서 부착한 게시물을 여야합의에 따라 제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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