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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dodwo90@etomato.com

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하락장에 쏟아지는 메자닌 ‘리픽싱’…투자자 이중고

하루 새 리픽싱 13회, 상반기 평균 대비 4배…하락장 길어질수록 리픽싱 횟수 늘어

2021-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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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증시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BW) 등 메자닌의 전환가액조정(리픽싱)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메자닌 리픽싱 조항 개정을 예고하면서 CB발행량이 급증한 만큼 향후 투자자들의 주주가치 희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한 지난 5일 하루 동안 상장사 13곳이 메자닌 리픽싱을 진행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곳 코스닥시장 11곳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일평균 리픽싱 횟수(3.46회)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표/뉴스토마토
메자닌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전환 가능한 사채를 말한다. 리픽싱은 주가가 낮아질 때마다 메자닌 채권의 전환가격(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때 기준가격)을 낮추는 조항이다.
 
문제는 현행 규정상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이 하락한 이후 다시 반등하더라도 전환가액이 상향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채권 금액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향후 주식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되며, 이는 기존주주의 주식 가치 희석으로 이어진다.
 
이에 금융당국도 리픽싱 제도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도 리픽싱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계획으로 지난 5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금융당국이 메자닌 리픽싱 조항 개정을 예고하면서 상장사들의 CB발행도 급격히 늘었다.
 
리픽싱 개정안 입법을 예고한 이후 지난 6월1일부터 전일까지 발행된 CB는 총 262회(유가증권 62회, 코스닥 200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발행된 CB 165회(유가증권 34회, 코스닥 131회) 대비 58.8% 증가한 수치다. 
 
CB발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장사들의 리픽싱 횟수도 늘고 있다. 지난 6월1일부터 진행된 리픽싱 횟수는 총 349회로 전년 동기(272회) 대비 28.3% 증가했다.
 
주가 하락 기간이 길어질수록 리픽싱 횟수도 증가하게 된다. 현행 CB 규정상 리픽싱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경우 리픽싱 약정에 따라 1~3개월 단위로 리픽싱이 여러 차례 진행될 수 있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손실을 줄이고 발행 조건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리픽싱으로 전환가격이 낮아진 만큼 향우 주가 상승 시 메자닌 투자자들의 저가 물량이 대거 풀릴 우려가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조정할 때 최근 한달·일주일·최근 주가 세 가지를 사용하는데 조정장이 길어지면 결국 대다수 기업들의 리픽싱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가격이 낮아지면 전환되는 주식도 많아져 주주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B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금을 기업가치 제고에 제대로 활용된다면 주가가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잦은 리픽싱은 해당 회사의 수급 물량에 굉장히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가를 판단할 때 해당 회사의 CB 발행 물량과 전환가격, 리픽싱 조항을 반드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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