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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나

"반려견은 가족" vs "개는 개일뿐"…'개 식용 금지' 논쟁 확산

문 대통령 '식용견 검지' 발언 이후 찬반 논쟁

2021-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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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에 식용견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거세졌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식용견 이해당사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개 식용 금지'는 과거부터 여러차례 언급됐으나 찬성과 반대가 팽팽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대가 바뀌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식용 금지에 무게가 기우는 듯 하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달 31일 발간한 '2021 동물복지 정책개선 방향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고양이를 죽이고 그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생산·판매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78.1%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지난 2000년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실린 조사에서 응답자 1502명 중 83%가 개고기 식용을 찬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식용견 금지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유기된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뒤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해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달 30일 개고기 식용 금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물단체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까지 의지를 보인 만큼 국회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사안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동물구조119 회원들이 지난 7월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웨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 식용은 이미 동물학대와 불법행위가 뿌리깊게 얽혀있는 구조로, 식용으로 사육, 도살되는 동물을 고통으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개를 반려목적과 그 외의 동물로 구분해 동물보호법 개정 등 우리나라 동물복지 제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문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한국 사회의 인식변화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문 대통령이 국제적 논란거리인 개 식용을 금지하자고 언급했다"며 "한국에서 개고기는 오랜 기간 하나의 음식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반려인들이 늘면서 개고기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관리 사각지대에 놓은 식용견 농장의 상황은 심각하다. 현재 식품위생법상 개를 식품 원료로 조리·유통하는 건 불법이지만, 개 식용 자체에 대한 금지조항은 없다. 현행법상 식품 원료가 아닌 탓에 도살이나 유통에 대한 기준이 없다. 이로 인해 도살 과정에선 동물학대와 불법행위가 자행된다.
 
또 축산법상 개는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도살, 유통 등의 과정을 다룬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선 가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개 식용과 관련된 시설 등은 가축업에 대한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해엔 개 식용 등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개나 고양이를 식용으로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벌칙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반면 식용견 업계는 대통령이 생계를 위협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육견협회의 주영봉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 식용은 우리의 오랜 역사고 문화"라며 "식용 개는 축산법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쭉 가축이었고 그 고기는 축산물이었고, 전업농이 나오는 등 자랑스러운 우리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식용견하고 애완견만 구분해서 관리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개 사육 농민 단체인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 식용 금지 법안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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