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2015년 '디젤게이트'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허위광고로 또 다시 덜미를 잡혔다. 또 지프 레니게이드, 피아트500X 차종의 스텔란티스코리아(옛 FCA코리아)와 차량 제작사 FCA이탈리아 S.p.A도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우디폭스바겐·스텔란티스코리아 등 2개 수입차 제조·판매업체의 배출가스 저감성능 등과 관련해 부당표시·광고 행위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10억62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과 FCA에 제조·판매한 디젤 차량은 인증시험 환경에서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 일반 운행 상황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해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해당 차량은 승용차 보닛 내부에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이라고 표시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
문종숙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해당 표시는 일반 소비자에게 차량이 10년간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도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해당하는 배출가스 저감성능이 구현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우디폭스바겐·스텔란티스코리아 등 2개 수입차 제조·판매업체가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성능 등과 관련해 부당표시·광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10억62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우는 '아우디 매거진'을 통해 '아우디가 선보인 새 TDI 엔진의 핵심은 SCR에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애드블루(AdBlue) 시스템', '아우디 TDI 엔진은 유로-6을 이미 만족시키고 있다' 등의 광고를 내보냈다.
당시 국내에 판매 중인 아우디 차량에는 친환경 시스템인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가 설치돼 있어 해당 차량이 유로-6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광고했다.
하지만 인증시험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됐다. 일반 주행 시에는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이는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를 강하게 금지하고 있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도 해당된다.
공정위는 해당 2개사가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량인 것처럼 속여 소비자에게 차량을 판매한 행위에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아우디폭스바겐이 유로5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을 향후 시행될 유로6 기준을 이미 만족하는 것처럼 광고한 행위도 거짓·과장성으로 봤다.
문 과장은 "표시·광고를 접한 일반 소비자들은 아우디폭스바겐과 FCA의 판매차량이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소비자는 표시·광고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고, 법정 시험방법에 따른 인증내용에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공정거래 저해성과 관련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에 적합한 디젤 차량인지 여부가 차량의 구매선택 과정과 구매 후 차량유지, 중고차시장에서의 재판매 가격 등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아우디폭스바겐·FCA에 대해 각각 8억3100만원, 2억3100만원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문 과장은 "이번 조치는 표시·광고 당시에는 유효한 인증이었더라도 조작이 발각돼 인증이 사후적으로 취소된 경우에도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배출가스 관련 부당 표시·광고를 엄중 제재했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우디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코리아(FCA)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허위광고를 했다며 총 10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출고장.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