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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현대차그룹, '친환경' 타고 중국서 부활 노린다

조직 재편·낙후 공장 정리…고정비 감축·적자 폭 축소

2021-08-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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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중국 시장 재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조직 재편, 낙후 공장 정리에 이어 신차 출시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000270)를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했다. 연구개발(R&D)과 상품 부문 역시 본사 연구개발본부와 상품본부 책임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을 도맡으며 내수 판매 상승을 이끌었던 이광국 사장을 중국사업총괄로 발령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3월 류창승 현대차 중국 지주사 브랜드 전략실장을 총경리(법인장)로 선임했다.  
 
현대차그룹는 지난 4월 중국 사업 재도약을 위한 4대 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수소차 확대, 수소 사업 본격화,현지 연구개발(R&D) 강화 등이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고정비 감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중국 북경공장과 기아차 중국 염성공장 등을 정리하고 딜러망을 재정비하는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손봤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사업 부진이 시작된 것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다. 2016년 연간 183만대에 달하던 양사의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2017년 118만대로 하락했다. 이후 중국 공장 폐쇄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2020년 생산량은 70만대를 밑돌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인 G80 전동화 모델 등 오는 2030년까지 총 21개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베이징현대를 통해 중국시장 전략 모델 '쿠스토'를 출시한다. 이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MPV(다목적차량)다. 쿠스토의 차량 제원은 전장 4950mm, 폭 1850mm, 전고 1734mm, 휠베이스 3273mm로 기아 카니발보다 작지만 휠베이스는 더 길어 내부 실용성을 한층 높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품성 호감도도 양호한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이달 실시한 중국 시장 '상품성 만족도 평가'에서 둥펑위에다기아는 3위(744점), 베이징현대는 11위(734)를 차지하며 GAC 토요타(12위), GAC 혼다(13위), Changan포드(16위), FAW폭스바겐(17위) 등을 따돌렸다.
 
이같은 전방위적 인적쇄신, 신차 출시 등 자구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의 실적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베이징현대가 5400억원, 둥펑위에다기아가 8355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으나 올 상반기 각각 4363억원과 24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고 있는 '수소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도 중국이 선택됐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광저우  20만7000㎡ 규모 부지에 연료전지시스템공장과 혁신센터 등이 들어서는 'HTWO 광저우'를 짓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해외 생산기지다. 
 
실적 개선을 이뤄낸 현대모비스(012330)의 현지 행보도 관심사다.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는 중국에서 영업이익 51억9200만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12월 조성환 사장을 필두로 중국 사업 자구 노력을 추진해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중국 현지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호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 또한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따라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해 친환경차 비중 역시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따라서 신형 전기차, 수소차의 현지 시장 공략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의 낙후된 공장 등 과잉생산 시스템을 정리하면서 고정비를 줄이고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에는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전기차 GV60 등 신차에 현지 특화 전략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흑자전환에 있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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