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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철광석값 곤두박질 쳐도…국내 철강 가격 '고점' 계속

중국 감산 강화로 국내 수급 '빡빡'

2021-08-2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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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제 철광석값이 한달 새 40%가량 내렸지만 국내 철강 가격은 하반기에도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감산 기조를 강화하면서 세계적으로 철강 제품 공급이 달리는 데다 쇳물을 끓일 때 쓰는 석탄 가격은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현물 가격은 지난 20일 톤(t)당 132.6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일 톤당 136.29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들어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플랫츠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제 철광석 가격은 하루 낙폭이 15%에 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원유와 구리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지만 철광석은 이 중에서도 속도가 빠르다.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이 철강 감산에 나서면서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제 철광석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지만 국내 업계는 하반기까진 철강 가격이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른 후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3~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이 한달 새 40% 급락했지만 국내 제품 가격 상승은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철광석 가격은 내리고 있지만 쇳물을 만들 때 쓰는 석탄 가격은 오르는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이달 셋째 주 톤당 175.76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보다는 95달러 가까이 올랐고, 작년 8월 말 47.99달러보다는 4배가량 뛰었다. 동호주 항구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톤당 225.07달러로, 연초보다 121달러 이상 상승했다.
 
전력용 연료탄 가격이 오르는 건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이 호주와 무역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석탄 수요가 많은 동절기가 시작되면서 당분간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감산 기조를 강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앞서는 상황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철강 공급도 부족한 상황으로, 수출용 철강 제품에 주던 부가가치세 환급 혜택을 줄이고 있다. 나아가 오히려 수출세를 부과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이 공급난 해소를 위해 감산책을 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다시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의 로한 켄달 애널리스트는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올해 남은 기간에 철강 생산량을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철강 수급난이 좀처럼 풀리질 않자 국내 철강업계는 7~8월 비수기가 끝나면 9월 다시 한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통용 열연 가격은 톤당 5만원가량, 고부가 제품인 컬러강판의 경우 최대 톤당 20만원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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