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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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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대선 경쟁보다 코로나 백신 소통이 더 시급하다

2021-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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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코로나 비상시국이다. 최고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선지 오래고 연일 요일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실시되고 있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다. 휴가철에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으면서 이동량이 늘어났고 백신을 맞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여기 저기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확진자의 다수가 기존 바이러스가 아닌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알려지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확진자를 만들 정도로 전파력이 더 강력하다. 백신을 이미 접종한 요양시설 입원자나 관계자들이 돌파 감염으로 확진되고 있을 정도로 위력이 대단한 상황이다. 지난 3차 대유행까지 목격했던 확산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4차 대유행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4차 대유행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한다. 다른 국가들보다 백신 도입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정부는 백신 수급에 목을 매달고 전력을 다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대선 출마로 자리를 내놓기 직전 발표에서 거의 1억회 분에 가까운 백신을 확보했다고 자신 있게 발표했다. 모든 국민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분량이며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달성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800만회 분 이상 도입될 것으로 예정된 모더나 백신은 절반조차 들어오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월에 모더나를 접종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50대 접종 예정자들은 화이자 백신으로 바뀌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다. 한 달 후로 예정되어있던 2차 접종은 6주 후 쯤으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모더나의 책임이고 정부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고통과 불편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또한 흔들리고 있다. 한국갤럽의 자체조사로 지난 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 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6%로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나 하락했다.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3%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백신 수급 불안'으로 읽힌다. 연령대별로 볼 때 긍정 평가 비율은 20대(만 18세 이상), 60대 이상, 30대에서 낮게 나타났다. 60대 이상은 문재인 대통령 부정 평가 성향이 지속적으로 강했다면 20대와 30대는 코로나 백신 수급 불안에 더 크게 영향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수급 불안이 꼭 대통령의 잘 못만은 아닐 텐데 왜 국정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성과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이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 4차 대유행과 델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백신이 수급되지 못하는 불안감은 국민들에게 두려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백신 수급 상황에 더 구체적으로 더 투명하게 '소통'하는 노력은 힘든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초기 백신 접종에 주도적으로 사용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다른 구성의 백신이다. 그래서인지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고 백신에 대한 부작용이 집중적으로 전달되면서 백신에 대한 인식마저 부정적으로 변해 버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백신 관련 '소통'을 조금이라도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많은 오해를 불식시켰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백신 수급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면 대선 후보들의 최우선 과제는 백신이어야 한다. 백신에 대한 혼란을 더 심화시키는 정치 쟁점화로 유발된다면 더 볼썽사나운 모습이 되겠지만 여야 후보 누구라도 백신 수급과 4차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당 경선은 한 표라기 더 차지하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졌고 보수 야권은 유력 후보를 비롯해 적합하지 않은 말실수로 적지 않은 논란을 만들어 내고 확대시키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국민이 지금 가장 고통 받는 이슈가 코로나 19 방역과 백신 수급이라고 목 젓이 찢어지도록 외치고 있지만 대선 후보들은 메아리마저 빨아들이는 마성의 동굴마냥 대답과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지율 한 자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군소 후보들은 어떡해야 지지율이 급상승할지 속을 끓이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지율 소득 없는 공허한 외침보다 코로나 백신 수급에 대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에게 한 줄기 단비 같은 '소통'을 하는 방법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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