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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K-배터리 3사, 600조 폐배터리 시장 정조준

LG엔솔, 폐배터리 ESS 재사용…GM과 재활용 협력

2021-08-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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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활용·재사용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독자적인 기술 개발은 물론 관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각 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폐배터리 관련 사업이 본격화하면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 등 생애주기 밸류체인이 완성될 전망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약 20조2000억원을 넘어 2050년에는 600조원으로 약 360배 확대할 전망이다. 
 
사용후 배터리는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재활용'과 사용후 배터리를 차량용 외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재사용' 두 분야로 나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폐배터리에서 금속 가치가 높은 코발트·니켈·탄산리튬 추출시 나오는 유가금속은 자동차 한 대당 약 100만원에 에른다. 업계는 오는 2025년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1위 배터리사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배터리 재사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ESS용 배터리로 전환해 전기차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데 활용한다. 클라우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통해 운영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다. 재사용후에는 폐배터리를 분해해 재활용도 가능하다. 지난 2018년부터 호주 폐배터리 처리 업체 ‘인바이로스트림’와 새 배터리를 생산하는 순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폐배터리를 여러 대 연결해 재사용시 퇴화도 차이로 배터리 성능 저하나 안전성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LG엔솔 관계자는 “배터리 개별 제어를 통해 퇴화도 차이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운영 중 일부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특정 배터리만 교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엔솔은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하다. 이 외에 에코프로와 양극재 재활용을 위한 협업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공식화 했다. 오는 2022년 초 BMR 시험 공장 세우고, 2025년부터 상업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 부문을 독립할 예정인 만큼 지주사 전환 후 BMR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현재 SK이노는 전기차를 비롯해 전동공구·휴대폰·노트북 등에서 배출되는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SK이노는 더 나아가 순도가 높은 수산화리튬 회수하는 기술을 통해 BMR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철중 SK이노 전략본부장은 "배터리 메탈 피드 관점에서 재활용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확보 가능한 배터리 스크랩과 폐배터리 양을 고려해 2025년 연간 생산능력 6만톤 정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006400)는 폐배터리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해 국내 사용 후 전지 시장을 선도 중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해 전기버스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성일하이텍과 협력 중이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희귀 금속 회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리사이클 전문업체와 국내 사업장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 해외 사업장으로도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폐배터리 배출규모는 올해 440개(104톤)에서 오는 2029년 7만8981개(1만8758톤)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전기차 소유자가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폐지되면서 국내 민간 폐배터리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업화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잔존 성능 측정 기술 등 부가 기술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지금 폐배터리 한 개의 잔존 성능을 측정하는데 10시간 정도 소요된다"면서 "폐배터리 거래 시장이 상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측정 시간을 최대 20분, 현재 3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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