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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시론)국민의힘 '파워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2021-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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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배구)·우상혁(육상 높이뛰기)·황선우(수영). 이들은 모두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속에서 이들은 이미 금메달을 딴 1등 선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특히 우상혁은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아 절대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며 육상의 거목으로 우뚝 섰는데,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한결같이 '씩' 웃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하늘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높이뛰기를 성공시키던 그의 큰 웃음은 앞으로도 잊기 힘들 것 같다. 
 
사실, 성적만 놓고 보자면 이번 대회에서 국민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었던 선수는 3관왕에 빛나는 금메달리스트 안산(양궁)일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를 통한 심신향상과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실현에 공헌’하고자 하는 올림픽 정신에서 보자면, 대회에 참가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땀 흘린 사람은 누구나 올림픽 영웅이다. 비록 16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했지만, '엘리트 체육'이라는 미명하에 선수들을 '기록 경신 기계'로 취급하던 이전과 비교하면 대한민국, 나름대로 발전하고 성장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실현에 공헌하기’는 비단 올림픽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더욱 행복하고 잘 살게 하기 위해서 이른바 정치인들이나 사회 곳곳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상호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고, 이로써 평화 유지와 보다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은 아직도 수준이 심히 달린다.
 
소위 '명낙 대전'의 주인공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일찌감치 도망쳐 버린 지방 도시 조폭 행동대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이밀며 서로 서로 “쟤랑 더 친하대요”라고 국민들에게 일러바치는 모양새도 민망하고, ‘닭 잡는 칼, 소 잡는 칼’을 외치며 피터지게 싸우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그래도 민주당 후보들 간의 이런 모습은 현재 대선주자 경선에 따른 한시적 행보로 보이고, 9월 안으로 정리가 될 수 있다 치지만, 소위 '굴러들어간 돌'과 '박힌 돌' 간의 파워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인데다 그 역학관계가 민주당 보다 훨씬 복잡한 국민의 힘은 상황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게다가 현재,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국민의 당을 향해 ‘내가 휴가 다녀올 동안 합당 여부를 정리하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 아니던가. 
 
우선,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하기 전에도 그 불확실성과 불명확성에 심기가 많이 불편해 보였는데, 들어가네 마네 장장 6개월 이상을 시끄럽게 간 보기만 하던 윤 전 총장이, 기존 합의를 뒤엎고 아무런 사전 교감 없이 당 대표나 원내 대표도 없는 사이 기습적으로 입당하면서 수면 아래 쌓여 있던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7월 30일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으로 '이준석 패싱론'이 야기되었고, 오만하게 국민의힘을 점령한 점령군처럼 행세하더니 당에서 주최하고 참석을 요청했던 공식 행사는 무례하게 보이콧하며 아무런 협조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연이어 불거졌다. 
 
더욱이 이런 비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윤 전 총장 측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도 당 행사에 보이콧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당 대표의 체면은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태가 되었으며 이 와중에 윤 전 총장은 '1일 1망언'이라 불릴만큼 부적절한 처신으로 도마에 오르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하루가 멀다 하고 윤 전 총장이나 최제형 전 감사원장 주변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속속 모여들다 보니, 정책에 대한 비전이나 내용 등은 전혀 없이 무리하게 의원들 줄 세우기만 하고 있는 모양새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당내 대표적 '친윤'계 인사인 정진석 의원이 불을 지르고 말았다.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대선주자의 보조 역할에 만족해야 할 이준석 당 대표가 오히려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당 행사를 급조했으니 이것부터가 옳지 않고, 더욱이 이런 행사에 ‘돌고래’인 윤 전 총장이 반드시 맞장구를 쳐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홍준표나 오세훈, 유승민 등 나머지 ‘멸치’들이 협조하면 된다는 식의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국민의 힘의 파워게임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모르지만, 대선 후보로 나선다고 천명한 인사들 그 누구도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훌륭하고 합리적인 정책과 적절한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를 맡은 이후부터 끊임없이 그의 리더십을 흔들어대는 시도가 계속되고 저마다 각자의 셈법에 의해 이런 저런 명분과 이유를 들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했던 7월30일부터 8월10일 현재까지 약 10일 남짓한 시간동안 정말 시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결국은 훌륭한 대통령감을 찾아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평가되기를 바라본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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